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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주보기] 차별화가 주는 매력

김형남 (전주YWCA 회장)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이 가진 것과는 다르게 특별하다는 광고를 많이 접하게 된다. 이른바 차별화 전략이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특별하고 뭔가 있어 보여야 한다는 심리를 묘하게 자극함으로써 소비욕구를 충동질하는 것이다. 은연중에 내 아이도 특별해야 되고 나도 특별해야 되고 내가 가진 모든 것도 특별해야 한다는 우월감을 갖도록 은근슬쩍 부추김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별 볼일 없는 특별함을 허접하게 소비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한 은근한 강요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될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내가 더 나아야 한다는 본능적인 욕구를 안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 취약점을 조금 슬쩍 건들이기만 해도 아주 쉽게 무너지고 만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는 차별화되는 특별한 것을 소비하고자 하는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장사를 아주 쉽게 해먹는 것이다.

 

남보다 더 나아야하고 남보다 더 잘나야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비교하고, 소비하고, 경쟁해야 하는 현대의 삶은 우리들의 만족감의 기대수준을 계속적으로 상향조정하게 만든다. 더 잘 살고 싶고 더 많이 좋은 것을 누리고 싶은 욕구는 다른 사람과 유사한 것을 참아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얼마나 똑같은 패턴으로 시간과 물질을 소비하고 있는지 놀라울 지경이다. 남들과 비교하여 특별하고자 하나 특별함을 뒷받침해 줄 자기만의 철학과 개성이 없다 보니, 남들이 하는 그대로 따라서 살고 소비하면서도 특별하다는 착각 속에 빠져있는 것 같다.

 

그러한 모습은 개인의 삶에서 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자치단체와 같이 큰 조직의 정책방향이나 운영방침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비슷비슷한 축제와 슬로건들,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일 때마다 나타나는 행태는 어디나 할 것 없이 거의 비슷하다.

 

특별한 전략이나 차별화 된 상품이라고 내놓긴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거의 개성 없이 유사한 것들을 저항 없이 소비하게 만드는 홍보방법에 기만당하고 있을 때가 많은 것이다.

 

본질적인 차별화란 남보다 더 좋은 것을 소비하거나, 남보다 더 많이 주거나, 더 많이 가지거나 하는 것이 아닌 남이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함과 개성, 생각의 깊이나 틀인 것 같다. 자기만의 개성있는 사고와 철학이 깔려있는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을 때 진정한 의미의 차별화를 이루었다고 생각하며, 그럴 수 있을 때 사람이 되었든, 기업의 문화나 상품이 되었든, 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축제나 행사가 되었든 간에 비로소 매력적이라고 느끼게 된다.

 

*김형남 전주YWCA 회장은 전북도 여성회관장, 전북도 여성정책관, 전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 교장을 역임했다.

 

/ 김형남 (전주YWC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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