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건설업계의 장기불황이 끝없어 보인다. 공사물량의 급감이 예사롭지 않다. 도내 시·군과 유관기관들마저 지역 업체를 외면하거나 발주늑장으로 업계의 기세가 형편없다. 이대로 가면 지역경제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으로 심각하게 우려한다.
전북도의 관련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에 총1조8,623억원 규모의 대형공사가 발주돼 3,239억원(59%) 어치를 지역 업체들이 수주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는 도내 7개 시·군이 발주한 11개 사업 총 2,851억원 상당의 공사가 있었지만 도내 업체들이 수주한 건 1,784억원(63%)에 그쳤다.
한국농어촌공사와 군산지방해양항만청, 전북개발공사 등 3개 유관기관이 발주한 10개 사업 총2,513억원에서도 이들 업체가 수주한 건 불과 1,290억원(51%)에 달한다. 전북도의 대형사업인 혁신도시 진입로(사업비 140억원) 공사만 지역 업체가 수주했을 뿐이다. 나머지 시·군이나 유관기관의 발주 사업은 상당부문 외지 업체가 차지했다는 것이다.
지역 업체들의 수주율이 부진한 이유는 현행법에 따라 대형공사에 대한 지역제한을 자치단체는 100억원 미만, 국가·공기업은 95억원 미만으로 묶어놓은 데 있다. 그 이상 사업은 국제입찰로 추진되거나 지역제한 기준이 없어 도내 영세업체들의 참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시공능력평가액도 크게 줄어들면서 '개점휴업'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서도 올 하반기에 도내 유관기관이 5개 사업 총3,423억원 규모의 대형공사를 발주할 예정이어서 지역 업체들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준비 없는 대응은 그 결과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이전에도 이런 기회는 무수히 많았다. 그때마다 업계는 탄식과 아쉬움으로 들끓었지만 금세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이번에야말로 반짝 관심에 그쳐선 안 된다. 최소한 지역 내에서 나오는 공사는 반드시 확보한다는 의욕과 인식이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 분할발주와 공동도급 확대, 제도 개선 등 관련 시스템을 철저히 손질할 필요가 있다. 현재 환경으로는 수주증가에 한계가 있다.
건설업계는 또 스스로도 강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게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단순히 공공건설에 매달리는 업체로 맴돌아서는 안 된다. 지역은 물론, 국내, 세계로 눈을 확실히 돌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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