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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국내 성공사례 - 2) 원주, 새벽시장농업인 협의회

농업인 자립 모델 '직거래장터'…전국 명소로 '우뚝'

원주천 둔치 새벽시장에서 지역 농업인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 꾸러미를 펼쳐놓고 판매를 하고 있다. (desk@jjan.kr)

'원주 농산물 새벽시장'은 농업인 직거래장터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일반 소비자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벤치마킹을 위한 방문객이 줄을 잇는다. 지난 1994년 지역농업인 5명이 농산물 제값받기 차원에서 시작한 직거래장터는 현재 453명의 원주지역 농업인이 참여하는 공동체조직(원주 새벽시장농업인협의회, 대표 지경식)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원주 새벽시장은 로컬푸드운동의 선진사례로 꼽힌다. 또한 농업인 자립 모델이며, 지역 관광자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원주 명물이 됐다.

 

▲소농(小農)들의 자립기반

 

새벽시장이 서는 원주천 둔치. 이곳의 하루는 새벽 3시부터 시작된다. 직접 재배한 농산물 꾸러미를 든 농업인들이 모이는 시간이다. 새벽시장이 열리는 시간은 새벽 4시부터 오전 9시까지. 이른 시간엔 도매상이나 중간판매상이 시장을 찾고, 이후 소비자들의 발길이 잇따른다. 사실 8시쯤이면 파장분위기다. 팔 농산물이 없기 때문이다.

 

원주천 둔치에 새벽시장이 선 것은 1994년부터다. 농민들이 시장 한 켠에서 농산물을 팔려다 상인들과 마찰이 빚어지자 원주천 둔치에 자리를 잡은 것이 시초가 됐다. 유통업자들의 손을 거치지 않고 제 값 받고 농산물을 팔아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원주지역 농민들 사이에 소문이 나면서 1년새 농산물을 들고 둔치로 나오는 이들이 40명으로 늘었다. 원주천으로 모이는 이들이 늘면서 1999년 공동체 조직을 만들었다. 최대 700명까지 새벽시장 농업인협의회에 참여했지만 지금은 453명이 활동하고 있다. 농촌 특성상 연로한 회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원주 농업인으로 자격 제한

 

새벽시장은 농업인협의회를 조직하면서 참여 자격을 엄격하게 제한했다. 지역 농업인들의 판로 확보와 정당한 농산물 가격을 보장받기 위해 출범한 새벽시장의 취지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새벽시장 협의회에는 원주시에서 농업을 하는 이들만 참여할 수 있다. 실제 농사를 짓는 이들로 제한했다. 상인은 참여할 수 없다. 원주시 지역 25개 동에 13개 지역협의회를 만들어 회원자격을 엄격하게 심사하고 있다.

 

시장에 선보이는 농산물 품질관리도 엄격하다. 농산물에는 생산자표시를 의무적으로 해야한다. 진열된 농산물 옆에는 생산지와 생산자, 연락처를 게시하고 있다. 농한기에는 농업관련 교육도 받아야 한다. 시장 서비스 개선을 위한 서비스교육도 하고 있다. 새벽시장(4월 중순부터 11월 중순)이 열리는 않는 기간에는 이러한 교육을 받느라 바쁘다.

 

소비자를 속이거나 농산물을 속여 팔면 시장에서 퇴출된다. 자체 상거래감시원을 두는 것도 새벽시장의 신뢰도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다.

 

▲믿고 살 수 있는 시골장터

 

요즘 새벽시장의 주요 품목은 옥수수와 감자 복숭아 고추 오이 가지 수박 등이다. 새벽시장에는 제철 농산물이 나온다. 농민들이 직접 농사를 지은 물품을 가지고 나오기 때문이다. 재고도 없다. 그날그날 따서 시장에 들고 온다. 양도 많지 않고, 형태도 번듯하지 않아 상품가치로는 떨어질 수 있지만 싱싱하다. 가격도 싸다.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새벽시장은 고정 이용객도 많다. 도매상들이 많이 찾는다. 원주시민들의 주요 식재료 장터가 된 것도 물론이다. 새벽시장이 서면서 로컬푸드 운동이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원주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주요 소비자가 원주 시민이 됐다.

 

▲지역경제활성화

 

새벽시장은 농업인들이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장터이자, 국내 최대규모의 직거래장터다. 소비자는 얼굴있는 농산물을 싸게 살 수 있고, 농업인들은 자신이 키운 농산물을 제 값 받고 팔 수 있다. 지난 2009년 방문객이 20만명을 넘어섰고, 올해 매출은 8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새벽시장이 발전하자 원주시도 지난해 하천점용허가를 내줬다. 또 관련조례도 마련하는 등 지원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하고 있다. 새벽시장이 지역 농업인들의 자립기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벽시장 반대편 둔치에 또 다른 장터도 열린다. 이곳에서는 새벽시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상품을 취급한다. 새벽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원주로 이주하는 농업인들도 늘고 있다.

 

새벽시장 농업인협의회는 친환경 농산물코너를 마련하고, 이를 점차 확대해 원주지역을 친환경농업지역으로 바꿔가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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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정 eun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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