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한 중소업체가 몰래 카메라로 직원들의 사생활까지 찍어 온 사실이 드러나 말썽을 빚고 있다.
익산시 팔봉동 제2공단에서 산업용 전선과 케이블을 생산하는 D회사는 2009년 4월부터 회사내 사원게시판과 샤워실내 탈의실 등 3곳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운영해 오다 이 회사 노동조합 관계자에게 적발된 것이다. 이와 관련, 노조는 지난 6월 23일 회사측을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에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했다.
익산지청은 이날 회사를 방문, 몰래 카메라를 비롯해 직원들의 나체 동영상 화면이 담긴 1개월 분량의 테이프 등을 찾아냈다. 회사측의 이같은 행위에 대해 노조는 "회사가 사원들이 노동조합을 만드는지 감시하기 위해 4년 전부터 몰래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측은 "화재와 도난 예방을 위해 CCTV를 설치했으며, 노조 감시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사건의 전말은 고용노동부와 검찰의 조사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두 가지 점에 유의했으면 한다.
하나는 회사의 노조 설립 방해 여부다. 이 회사는 LS그룹 계열사인 가온전선에 납품하는 하청회사로, 그 동안 노조 설립 문제로 첨예한 대립을 보여왔다. 근로자들이 2008년부터 노조를 만들려고 했으나 무산되었고, 올 5월 23일에야 노조가 설립되었다. 이후 7월초 또 다른 노조가 생겨 복수노조가 되었다. 7월부터 새롭게 열린 복수노조 시대에 회사와 노조관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케이스가 아닐까 한다.
또 하나는 인권 침해의 문제다. 노조 설립 여부를 떠나, 이 사안은 중대하다.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직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엿본 것은 여간 충격적인 일이 아니다. 특히 샤워실내 탈의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온 몸을 드러낸 채 옷을 갈아입는 모습까지 적나라하게 찍은 것은 명백한 사생활 침해요, 불법이다. 회사측이 이같은 몰래 카메라 설치 사실을 직원들에게 공지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더우기 이를 찍은 화면이 관리자 기숙사방 침대밑에서 발견됐다니 어처구니 없다. 직원들이 얼마나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꼈겠는가.
이번 사건은 노조 설립을 둘러싼 문제일 뿐 아니라 회사가 사원들을 얼마나 가볍게 여겼는지에 대해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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