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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기부문화 - 장세균

정몽구 현대 자동차 그룹 회장이 개인 보유의 5000억원 상당의 현대 글로비스 주식을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있다. 이렇게 많은 금액을 기부 할 때는 본인의 상당한 결심도 필요했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존경받는 부자로 경주 최부잣집을 예로 든다. 경주 최부잣집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가훈(家訓)이 있는데 '벼슬을 하되 진사이상의 벼슬을 하지마라. 재산을 모으되 만석 이상을 지니지마라. 지나는 과객(過客)을 후하게 대접하라. 사방 백리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흉년에는 땅을 사지마라' 등이다.

 

경주 최부잣집이 존경의 대상으로 부상되었던 것은 역으로 조선사회의 부자들이 상대적으로 백성들에게 무척 인색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선 사회의 관리들은 수탈이나 세금포탈을 통해서 대부분 재산을 모았던 것이다. 이런 풍토에서 부자들의 기부행위는 드물었을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도 심심찮게 독지가들의 기부행위가 미담이 되고 있다.

 

한국과 마국의 기부문화에도 차이가 있다. 한국은 아직도 청산형 단순 기부가 많다고 한다. 언론을 통해서 가끔 볼 수 있는 것은 한평생 삯바느질을 하며 혼자 산 할머니가 못배운 것이 한이 되어 죽기전에 자기 재산 전체를 대학에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식이다. 미국은 기부행위가 생활화 되어 일상적으로 조금씩이나마 기부를 한다.

 

1980년도 미국 NGO 협의체인 인디펜던트 섹터가 미국인의 기부에 대해서 조사를 한 바 있는데 미국인의 약 13%가 자기 수입의 5%를 사회단체에 기부하고 있다는 것이며 14%는 일주일에 5시간 이상 자원봉사를 한다는 것이다. 중산층과 중하층 사람들의 기부총액이 상류 부유층의 기부총액보다 많다고 한다. 미국 가정의 70%가 매년 1000달러, 한화로 약 130만원 정도를 사회단체에 기부한다고 한다.

 

2000년 아름다운 재단이 한국인의 기부와 자원봉사에 대해서 여론조사를 한 바 있는데 우리나라 성인들은 연 평균 10만원을 사회에 기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인과 미국인들을 비교하면 기부활동에 있어서는 미국인의 6분의 1수준이라고 한다. 한국인은 그만큼 미국인보다 이기적이고 타인의 삶에 관심이 적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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