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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벼룩의 간을 빼먹는 공공근로비 횡령

국무총리실 암행감찰반이 지난 1일 임실군청에 들이닥쳤다. 환경보호과 직원들이 정수장 주변 풀베기 사업비를 횡령했다는 제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직원 3명이 서류를 조작해 56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은 4일간에 걸쳐 풀베기 사업에 104만원의 공공근로사업비를 집행했지만, 실제 공공근로에 참여한 인부들에게 건넨 금액은 48만 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56만 원은 회식비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23일에는 전북경찰청이 공공근로사업에 지급되는 인건비를 횡령한 혐의로 순창군청 공무원 3명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이들은 군 농업기술센터에 근무하며 가짜 서류를 꾸며 2000만 원을 챙긴 혐의다.

 

이처럼 벼룩의 간을 빼먹는 사건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공공근로가 어떤 사업인가. 저소득층의 실업대책이 아니든가.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대량실업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1998년부터 사회안전망 밖에 있는 저소득 실업자에게 한시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이 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다. 직종별로 차이가 나긴 하나 단순노무의 경우 1일 3만7560 원을 지급한다. 3개월이 고작인데도 경쟁이 치열하다. 이 돈을 집어 삼킨 공직자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염치없는 짓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요, 모럴 해의 극치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행위가 공공근로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갑자기 커진 사회복지 분야는 물론 교수들의 연구비 횡령이며 각종 축제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전 분야에 걸쳐 있다. 심지어 노인교통수당과 경로연금을 장기간 착복한 사례도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빈부와 이념 격차 등 양극화로 나라가 위태한 지경이다. 임금 노동자의 절반 가까이가 비정규직이고 노령화의 그늘도 짙다. 뿐만 아니라 보육과 교육 의료 노후 주거 고용 등이 모두 불안한 사회다.

 

그런데 가장 기초가 되는 공직사회가 부정과 부패에 물들어 있다는 것은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저소득층에게 돌아갈 수당 등을 빼 먹는 행위는 부패가 일상화 됐음을 반증한다. 다른 자치단체는 어떤지, 또 다른 분야는 그렇지 않은지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지는 못할 망정, 서민을 울리는 공직자들이 나와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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