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33개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제일 높은 '자살 공화국'이다. 국내에서 하루 평균 40여명이 자살을 한다고 한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한 시간에 약 2명이 자기 목숨을 스스로 끊고 있는 셈이다. 이런 심각성 때문인지 정부는 10일을 자살 예방의 날로 정했으며 '자살 예방법'도 얼마전에 국회를 통과한 바 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2위는 헝가리이다. 헝가리의 높은 자살률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름이 나 있었다. 그래서인지 헝가리인의 자살에는 일화도 많다.
레조 세레스(Rezso Seres)라는 헝가리 작곡가가 '우울한 일요일(Gloomy Sunday)'이라는 곡을 작곡했는데 이곡이 1936년 4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연주되었다. 이곡을 연주한 오케스트라의 드러머가 연주 도중에 갑자기 일어나 호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 자기 머리에다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자 뒤를 이어 금관악기 연주자들도 자신의 곡을 연주한 뒤 드러머의 뒤를 따라 자살을 했다고 한다. 또 이곡을 작곡한 작곡가 역시, 사랑에 실패한 나머지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했다. 또 이곡이 발매되자 2개월만에 187명이 자살했다고 한다.
그래서 헝가리 정부는 이 곡을 발매 금지시켰다고 한다. 헝가리의 높은 자살률의 원인을 1930년대 이후 급변하는 유럽의 역사 속에서 가족제도 및 사회규범의 혼란에 따른 헝가리인의 고통에 두기도 한다. 춥고 축축한 날씨도 자살에 한몫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자살을 살인과 맞먹는 중죄(重罪)로 보았다. 자살 미수자를 교수형에 처했고, 자살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그 시체를 말이 끌도록 하여 만인에게 공개했다. 심지어 자살자의 재산은 국왕이나 봉건영주가 몰수했으며 교회 묘지에 매장되는 것도 하락치 않았다. 단테의 '신곡(神曲)'에서도 자살자는 지옥에서도 살인자와 똑같은 중벌을 받게 되었다.
우리의 경우, 병자호란때 남한산성이 포위되자 성(城)안에 있는 선비들은 자살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로 고민했다. 결국은 자살은 신체를 준 부모의 은혜에 반하는 것으로 보고, 적(敵)의 칼에 쓰러지는 쪽을 택하기로 했다. 요즈음, 자살자의 44%인 청소년의 자살은 생에 대한 나약한 의지에서 연유된다고 본다.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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