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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훈 작가는

연극 접고 프랑스로…사진으로 깨우친 ‘세상’

성남훈은 연극배우 출신이다. 진안에서 태어난 그는 미술을 좋아했지만 공무원인 아버지의 뜻에 따라 전주상고를 나와 전주대 경영학과에 들어갔다.

 

그러나 학과 공부에는 워낙 취미가 없었고 대학극단 ‘볏단’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소질을 발견했다. 스스로 경영학과 대신 ‘동아리과’ 출신이라고 말할 정도로 학과생활에 불성실했던 그는 졸업 후 전주의 극단 황토에서 배우로 활동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걸걸하고 활달한 성격이어서 극단 생활에 불만은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존재감에 골몰하기 시작했다. 그 때 만난 것이 사진이다. 무작정 유학을 생각해냈으나 선택의 폭은 넓지 않았다. 같은 극단에서 활동했던 후배들이 프랑스에 유학중이어서 그도 프랑스를 택했다.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집에서 짓던 인삼농사가 딱 그 해에 목돈을 낼 수 있어 강행했다. 89년이었다. 6개월간은 어학코스를 밟았고, 이듬해에 프랑스 파리 사진대학 ‘이타르 포토(Icart Photo)’에 들어갔다.

 

재학 중이던 92년에 ‘루마니아 집시’로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의 ‘르 살롱’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르 살롱’ 수상은 사진의 방향과 길을 결정지어준 계기가 되었다.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패션 같은 상업사진을 병행했었지만 수상 이후로 상업사진은 담을 쌓았다. 졸업한 이듬해인 94년에는 다큐멘터리 집단인 사진에이전시 ‘라포’ 소속 사진가가 됐다.

 

99년에는 인도네시아 민주화 과정을 취재한 사진으로 ‘월드프레스포토(WPP)’에서 수상했으며 2009년, 같은 공모전에서 두 번째 수상했다.

 

프랑스로 건너간 초기에는 존재감에 대한 물음이 가슴을 짓눌러‘내가 과연 사진을 통해 무엇인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존재인??고민하며 갈등을 겪었다. 패배의식과 콤플렉스가 그만큼 깊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라포의 작가로 활동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카메라 렌즈로 세상과 마주하면서 의식도 변했다. 치열했던 한국사회의 80년대, 사회적 상황을 외면하고 비켜 다닌 죄책감이 컸다. 근래 작업은 그 빚에 대한 치열한 화답이다.

 

그는 얼마 전 남원 인월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서울과 남원을 오가며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새로운 일을 구상 중이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 그는 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소통의 장으로서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책무를 고민하고 있다. 사진을 통해 세상을 보는 관점과 의식을 깨우친 그의 작업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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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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