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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폐렴구균 예방접종 중요

▲ 신창범 전주미르아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는 요즘 날씨가 면역력 약한 아이를 둔 가정에는 반가울 리 없다. 건조하고 기온 차가 많이 나는 환절기가 될 때마다 감기 한번 안 걸리고 지나치는 아이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맘때는 감기 환자,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로 병원도 북새통을 이룬다.

 

지난 9월 경, 올 들어 처음으로 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소식으로 인해 실제로 아이 손 잡고 병원을 찾아 독감 예방접종을 서두르는 엄마들이 부쩍 늘었다. 병원을 찾는 엄마들의 질문 중에 빠지지 않는 게 ‘독감 예방접종하면 감기 걱정은 이제 안해도 되겠죠?’이다. 독감을 ‘독한 감기’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독감은 일반적으로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유행하는 계절성 질환으로, 감기와는 다르다. 독감과 감기는 증상에서부터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콧물, 재채기, 코 막힘 등 주로 상기도 부분에서 시작된 감기는 목 통증, 기침 등으로 진행되다가 3~7일 후면 대부분 낫는다. 반면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 오한, 두통, 몸살, 전신 근육통 등이 나타난다. 흉통을 느낄 정도의 마른 기침이나 콧물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고 증상이 수 주일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독감을 주의해야 하는 것은 합병증 때문. 2차 감염에 의한 폐렴, 폐렴구균성 질환으로 인해 입원실 신세를 져야 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독감은 해당년 유행이 예상되는 바이러스를 조합해 백신을 만들기 때문에 매년 접종을 해야만 효과가 있다. 대부분 9월 중순 경부터 접종이 시작된다.

 

독감은 유행 시기가 예측 가능하며, 보건당국이든 언론에서 ‘예방접종’실시 안내 및 권유가 빈번하다. 하지만 특별한 유행 시기도 없어서 놓치기 쉬운 예방접종이 있다. 바로 ‘폐렴구균’으로, 주로 면역력이 약한 만 5세 미만의 영유아에게 치명적이다. 전세계적으로 폐렴구균성 질환으로 사망하는 160만 명 가량의 인구 중 절반이 만 5세 미만 영유아이다. 코, 목 등에 상주하는 폐렴구균은 독감 등에 의해 면역력이 떨어질 때 폐렴구균성 질환을 일으킨다. 폐렴구균성 질환으로 균혈증/패혈증, 수막염, 급성중이염, 폐렴 등이 있다. 질환 초기에는 단순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열이 나고 힘이 없거나 아이가 계속 보채는 증상이 전부이다. 하지만 일단 발병하면 심할 경우 치명적인 장애를 남기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폐렴구균성 질환을 일으키는 균은 약 90가지인데, 이 중 19A라는 특정 균은 우리나라 환자에게 빈번히 발견되며 내성이 강해 치료가 어렵고, 치료 후에 행동, 인지장애 등을 남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폐렴구균성 질환을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백신 접종이다. 국내에 나와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10가와 13가 두 가지로, 숫자는 각각 예방해주는 균의 개수를 나타낸다. 내성이 강한 19A 폐렴구균은 13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하다. 과거 7가 백신으로 접종을 완료한 경우 72개월 이전에 13가 백신을 1회 보충접종하면 13가지 균 모두를 예방할 수 있다. 이는 대한소아과학회의 권고 사항이기도 하다. 폐렴구균 백신은 생후 2, 4,6개월, 12~15개월 등 총 4회 접종한다.

 

독감 예방접종을 안내하는 각종 현수막과 포스터가 길거리, 관공서, 병원 등에서 자주 눈에 띈다. 혹시나 바쁜 일상에 묻혀 잊기 쉬운 보호자들에게 계절성 질환의 위험성을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듯 해 반갑다. 반면 놓치기 쉬운 폐렴구균 백신은 영유아기 시절 4번이면 장기간 예방이 가능하므로 보호자가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접종을 해야 한다. 맞출까 말까 고민하다가는 시기를 놓치기 십상. 아이 건강만큼 ‘유비무환’의 정신이 필요한 것이 어디 있을까? 우리 아이의 튼튼한 겨울맞이를 위해 예방접종에 더욱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이 중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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