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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의 정치

“김생기 시장님 축사가 있겠습니다. 나오셨습니까?” 아무런 응답이 없자 불참을 확인한 뒤 “(오산에서) 제 출판기념회 때에는 오산 시장님이 나오셔서 노래하고 춤도 추면서 통 큰 정치를 했는데…. 엄중한 메시지를 담은 박수를 부탁합니다.”

 

지난 17일 국회 유성엽 의원의 ‘정읍의 길, 대한민국의 길, 나의 길’ 책 출판기념회가 열린 정읍 국민체육센터. 1500여명의 축하객들이 찾아왔고 실내에는 1000여명이 앉아 있었다. 사회를 보던 민주당 안민석 의원(경기 오산·45)이 참석한 인사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김생기 정읍시장을 호명하면서 장내 하객들한테 한 말이다. 짝짝짝,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안 의원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재선 의원으로, 유 의원의 부탁으로 사회를 맡았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유성엽 의원은) 민주당이 품어야 할 사람이라고 다들 말한다”고 말했다. 당연히 복당해야 할 인물인데 복당이 안되고 있다는 투로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유성엽 의원은 다 아는 것처럼 김원기 전 의원과의 갈등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1월12일 정동영, 신건 의원과 함께 복당원서를 제출했으나 민주당은 유 의원의 복당을 불허했고 지금까지 무소속으로 남아 있다.

 

관계가 껄끄럼한 김생기 시장이 유성엽 의원의 출판기념회 자리에 참석할 리 만무하고, 이런 걸 너무나 잘 아는 안민석 의원이 조크를 던진 것이다. 원고에 나와 있지 않은 것이라며 오해하지 말라고 당부까지 했다.

 

민주당은 민주당 공천 후보와 싸워 이긴 무소속의 정동영 신건 의원을 복당시켰고, 전주 완산 갑 지역구의 경우 민주당 경선에 참가했다가 떨어지자 탈당한 뒤 무소속 후보를 도왔던 사람까지도 복당을 허락했다.

 

이런 민주당이 유독 유성엽 의원만은 복당을 시키지 않고 있다. 분열의 정치가 계속된다면 지역민심이 갈라지고 김원기 전 의원의 정치적 명성도 훼손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민주당은 지금 통합과 혁신을 외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그제 “우리 안의 작은 사욕, 당리당략을 내려놓자.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대의를 보고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작은 지역 하나 통합시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민주세력 대통합을 실현하겠다는 건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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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kjle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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