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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도의원 숙원사업비 세우지 말라

도의원들 한테 생선가게를 맡겨 놓은 일이 생겼다.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할 도의회가 달콤한 꿀맛에 젖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지방의회 부활 이후 줄곧 밥값을 못한다는 질타를 수없이 받아온 도의회가 집행부가 세워준 쌈짓돈 쓰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타당성 검토도 거치지 않고 집행부측과 짝자꿍해서 해마다 4억씩을 지역구에다 펑펑 써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집행부측은 예산 승인권을 쥔 의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숙원사업비’란 명목으로 해마다 균등하게 예산을 세워줬다. 지난 5년간 도가 의원들을 위해 총 790억을 편법으로 편성, 이중 621억이 집행됐다. 의회의 감시의 칼날이 무뎌진 이유가 다 이 같은 이유에서 비롯됐다. 하나의 관행처럼 굳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집행부는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의원들에게 큰떡을 하나씩 물려만 주면 별다르게 까탈을 안부리고 도정에 협조할 것이란 요량으로 예산을 편성 해줬던 것이다.

 

악어와 악어새 관계 마냥 집행부와 의회가 공생구조를 이뤘기 때문에 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 없다. 혈세만 꼼짝없이 낸 주민들만 순진무구한 사람이 됐다. 어찌보면 지방자치를 왜 하는지 의문이 갈 정도다. 민주당 일당체제로 구축된 도의회가 낮에는 집행부를 감시하는척 하다가도 밤만 되면 한타령이 돼 짝짜꿍한다는 것은 이미 비밀이 아닐 정도다. 중앙 정치의 몹쓸 짓만 꼭 빼 닮았다.

 

용처를 보면 더 한심하다. 한 의원은 지역구 마을 19곳에 모정신축보수비로 1억9천500만원을 또다른 의원은 지역구 특정사찰에 1억8000만원을 지원했다. 더 한심한 사례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모 협회 인테리어 비용으로 1억6000만원을 지원했다. 마치 호주머니에 있는 쌈짓돈처럼 쓴 것이다. 이 같은 선심성 예산에 대해서는 사후 감사도 안 받는다. 자신들이 썼기 때문에 그 누구 하나도 행정사무감사 때 지적 조차 안했다.

 

그간 언론에서 이같은 예산편성의 부당성을 지적했지만 오불관언(吾不關焉)으로 일관했다. 마치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사람들처럼 놀고 말았다. 언론이고 뭐고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다. 의정비를 꼬박꼬박 챙기는데다 예산 집행과정에서 떡고물도 떨어진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이 예산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국회의원들의 못된 면만 배우는 도의원한테 실망을 감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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