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때문에
이 소 애
세상이 모조리 얼어버릴 것 같다.
폭설의 위세가 소름끼치는 공포다.
밤새도록 강은
서로를 껴안고 한 몸이 되어 갔다.
딱, 반 평의 사투였다.
어미오리가 빙빙 돌아 날갯짓 소리로
얼음을 깨물어 먹다가
초록잔주름을 발로 톡톡 차다가
물결이 섭섭지 않게
시린 부리로 콕콕 찍어
강의 옆구리를 긁어 주다가
새끼오리들이 일제히 허공의 아침에 고한다.
어쩔거나
얼음은 꽁꽁 묶어버릴 듯 눈 부릅뜨고 있는데
황급한 어둠이 뒷걸음친다.
나무 사이로 새어드는 햇볕의 온기가 오고 있다.
강을 쓰다듬고 있다.
부드러운 단맛이라지요.
*이소애 시인은 1994년 <한맥> 으로 등단. 시집「침묵으로 하는 말」「쪽빛 징검다리」가 있다. 한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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