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심사평
본심에 올라온 5편을 읽으면서 새삼 소설 속 개인사가 사회현실을 반영하는 적절한 연결고리로 작동하고 있는지, 그것이 결국은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잣대임을 확인했다. '이야기'를 넘어 문학으로 이르는 길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관건이었다. 물론 쉽지 않지만.
'울려라 종소리'는 이야기에 급급했고 '컴백홈'은 자신의 이야기가 부족했다. 심리치료사인 화자가 지니고 있는 상황이 주변 인물들의 삽화에 묻혀버려 아쉬웠다.
'라일락 나무가 있다'는 도입부 문체부터 아주 명료하여서 기대를 가지고 읽었지만 이야기가 지나치게 단순했다. 공감하고 싶었지만 공감할 수 없었다.
'깊은 숨'은 탄탄한 문체만으로 이미 시선을 끌고도 남음이 있었다. 세밀한 묘사들에 지나침이 없었고 때때로 깊은 성찰이 드러나는 문장도 꽤 있어서 아마도 당선작일 것이라고 미리 짐작하게 만들었던 소설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시대의 연애'가 나타났다. 정말이지 단숨에 읽었다. 소설이 끝나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마지막 문장까지 다 읽고 나니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아니, 새해의 선물 같은 소설을 당선작으로 뽑을 수 있어서 기쁘다. 중앙지 신춘문예와 비교한다 해도 손색이 없다는 말도 덧붙이고 싶다. 축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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