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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순간

여기에 또다른/ 희망찬 새날이 밝아온다/ 그대는 이날을/ 헛되이 흘려보내려 하는가?/ 우리는 시간을 느끼지만/ 누구도 그 실체를 본 사람은 없다/ 시간은 우리가 자칫/ 딴 짓을 하는 동안/ 순식간에 저만치 도망쳐 버린다/ 오늘 또다른 새날이 밝아왔다/ 설마 그대는 이날을 헛되이 흘려보내려 하는 것은 아니겠지?

 

스코틀랜드 출신의 사상가인 토마스 칼라일(1795∼1881)의 '오늘'이라는 시다. 지금 이 순간을 허송세월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간결하고 의미 깊은 시다.

 

묶은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감회는 새롭다. 물리적으로는 어제와 오늘이 하등 다를 게 없지만 정서적으로는 아주 다르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소망하는 꿈을 갖는다. 그러나 지난 시간에 대한 아쉬움도 많다. 헛되이 보낸 시간은 더 말해서 무엇하랴. 그래서 '시간은 황금'이라는 말은 금언(金言)이다.

 

올해는 60년마다 온다는 흑룡띠의 해다. 육십갑자 시간법에 따르면 용이 물을 만난 형국이라 매우 길한 해라는 것이다. 도민 개개인도 그렇고 우리 지역, 자치단체 모두가 융성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다른 어느 때보다도 간절하다.

 

김완주 지사는 새해 화두로 '상휼동락'(相恤同樂)을 제시했다. 어려움은 서로 나누고 기쁨은 함께 누린다는 뜻이다. 작년에는 이슬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는 뜻의 '노적성해'(露積成海)를 신년 화두로 삼았었다.

 

그런데 하나된 힘으로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신중하고 지혜롭게 대응했다면 오늘 기쁨을 함께 나눌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이젠 LH의 덫에서 빠져나올 때다.

 

새해 시무식과 신년 하례회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의례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몇해전 직원들에게 보낸 아이베스터 코카콜라 회장의 신년사가 관심을 끌었었다.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어제는 이미 지나간 역사이며,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신비일 뿐입니다. 오늘이야말로 당신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present)'를 '선물(present)'이라고 부릅니다."

 

토마스 칼라일처럼 그도 '오늘'에 정성을 쏟으라며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다. 어제에 갇혀 허덕이는 사람들이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음미해 볼만 하다.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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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kjle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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