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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향응 미끼로 정보·인맥 관리

여행사 대표가 전하는 정·관계 로비 관행…관공서 해외연수는 할인 없어 업계'눈독'

 

도내 한 여행사에서 수년동안 정치인과 공무원 등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한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여행업계와 관공서 간의 잘못된 관행 등에 대한 사법처리와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도내 한 여행사 대표 K씨를 통해 여행업계의 복마전 양상을 들어봤다.

 

 

△관공서에 집착하는 이유= 관공서에서는 해마다 해외연수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 여행업계는 해외연수 예산을 '눈 먼 돈'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행비를 적정 수준으로 책정하지 않아도 공무원들의 여비에만 맞추면 사업 수주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K씨는 또 관공서 해외연수를 따낼 경우 여행상품의 가격을 할인할 필요가 없는 점도 여행업계가 관공서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라고 한다. 공무원도 자신의 돈이 아니어서 굳이 금액을 깍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

 

△치열한 정보·인맥 로비전= K씨는 업계에서 관공서 여행사업을 따내는 관건은 정보력에 있다고 한다. 그 다음이 인맥을 통한 로비전이다. 관공서의 여행은 대부분 여행사와 개인 간 계약을 맺고 개별적으로 입금을 받는 형식의 수의계약이 관행이다. 또 해외연수 등을 계획한 관공서의 실국·과·계에서는 아무런 공고 없이 평소 아는 여행사를 선정해도 문제될 게 없다는 것.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 업계에서는 어느 부서에서 해외연수 등을 추진하고 있는지를 수시로 탐문하거나 공무원을 정보원으로 이용한다고 한다. 그래야 수주를 위한 견적서를 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보를 얻었더라도 인맥 등을 동원하지 않으면 견적서조차 받아주지 않는다고 한다. 로비가 필요한 이유다.

 

1인당 경비가 300만원 이하의 여행은 실·과·계 자체적으로 업체를 선정할 수 있어 금품과 향응이 오간다는 것. 300만원을 초과하는 여행도 특정 여행사가 선정되도록 로비를 통한 청탁과 압력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여행사 대표 K씨의 설명이다.

 

△도내 여행업계 판도 변화= (유)세계화원관광의 정관계 인사 로비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설명도 있다. 각 여행사마다 관공서 수주를 위해 각종 로비를 벌이고 있고 현재 도내 여행업계에서는 문제의 세계화원관광을 '지는 해'로 여기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화원관광이 대부분 관공서를 수주했지만 현재는 다른 2개 여행사가 관공서 해외연수 등을 많이 따낸다는 것. 이들 여행사 역시 공무원 로비를 통해 관공서 여행을 수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이번 여행사 로비 사건 이후 상당수 업체들이 로비 명단 등의 자료를 파기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투명한 선정 가능할까=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도내 자치단체나 지방의회 등에서 잇따라 여행사 선정 방식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허울뿐인 공개입찰 방식이 아닌 강화된 적격투자심사기준으로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개입찰을 하더라도 선정 기준과 시행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현재와 같은 복마전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K씨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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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원 mkjw96@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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