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6-03-26 04:41 (목)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사설
일반기사

철도시설공단, 경영 입장만 앞세울 건가

고속철도(KTX) 정읍역사 신축 및 지하차도 개설과 관련, 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2일 정읍시를 방문했다. 그는 "경영상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존계획에 반대하는 사실상 백지화의 입장을 보였다. 공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밝힌 사업변경의 발언은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지역민들에게 분노를 사고 있다.

 

그동안 공단의 계획 백지화 상황을 확인한 지역 정치권과 자치단체, 시민단체 등은 단식농성과 기자회견을 갖는 등 거센 반발이 확산돼 왔다. 이들은 사업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국책사업을 유명무실(有名無實)하게 쉽게 뒤엎을 거란 우려가 만만찮은 것이다. 이러다간 시민들의 공분을 더 키울 게 불 보듯 뻔해 걱정이 앞선다.

 

공단은 2014년 KTX 개통에 맞춰 역사 신축사업에 521억원, 차도 개설에 129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키로 2010년에 결정했다. 역사(驛舍) 신축 예산은 국비와 공단에서 각각 50%씩 부담하고, 차도사업은 공단 83억원과 정읍시 46억원의 투자로 추진키로 방침을 세웠다. 시는 그 계획을 믿고 13억원을 들여 차도개설 부지를 매입하고 지난해 9월부터 이미 공사에 들어갔다. 역사와 연계한 권역 관련예산 25억원도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보여준 김 이사장의 모습은 큰 실망이었다. 그는 "2006년 기본계획 설계안에는 기존 역사를 증축해서 쓰는 것으로 되었으나 협의과정에서 2009년 주민들 요구에 의해 국토해양부에 변경안이 제시된 것일 뿐"이라고 잡아뗐다. 차도개설도 "현재 조성된 광장은 교통에 불편을 가중시킬 수가 있어 없애야 하는데 당시 기술적 검토에 참여했던 실무자들이 잘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말은 그럴듯하게 보이나 내용을 따져보면 빈약하기 짝이 없다. 공기업의 최고경영자의 위상은 막강하다고 강변하는 것인지, 자신에겐 책임이 없음을 변명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과거 행정행위를 일방적으로 뒤집는 재검토의 답변은 기관장답지 않다. 그래서 앞으로의 사태는 그리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이 사업이 막히게 되면 행정의 일관성 결여는 물론 '국민의 발'인 철도의 공공성 훼손과 새만금 배후도시로서의 지역균형발전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우리 사회에서 공기업이 담당하는 영역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경제 논리만 지배하는 경영이 이 문제의 답이 될 수는 없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