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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여성문학가들의 삶과 작품세계

국립전주박물관 특별전 마련

▲ 허난설헌의 '난설헌집'
▲ 김삼의당의 '삼의당김부인유고'

 

▲ 이매창의 시조

조선시대 여성은 많은 제약을 받았다. 규방에 갇혀 담장 밖 세상에 관여할 수 없었음은 물론, 글을 짓고 그림을 그리는 것 조차도 제약을 받았다. 그런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조선의 여성들은 그 저력을 보여주는 시를 짓기도 하고, 규방의 일상사를 문학으로 승화시키기도 했으며, 때로 눈물로 이불을 적시며 사랑을 노래하기도 했다.

 

특히 전북은 삼국시대 유일하게 가사가 전해지는'정읍사'의 고향이자, 이매창· 김삼의당과 같은 뛰어난 여성문인을 배출했다. 이들이 뿌린 전북 여성문학은 오늘날 최명희·신경숙·은희경·양귀자 등에 의해 꽃을 활짝 피웠다.

 

국립전주박물관이 전북지역 여성 문인들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여성 문학가들의 삶과 작품세계를 속깊이 들여다보는 특별전을 열고 있다(25일부터 4월15일까지).

 

'천리에 외로운 꿈'. 부안출신 이매창의 유명한 시조 '이화우 흩뿌릴제'의 시조 종장을 전시회 명칭으로 삼았다. 전시는'여성, 세상의 절반' '여성 또 다른 이름, 어머니 그리고 아내' '임 그리며' 등 총 3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여성, 세상의 절반'에서는 남성 못지않은 기개와 포부를 지녔던 여성의 문학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여성의 굴종을 강요받던 조선시대에서 설씨부인(1429~1509)은 당당하게 보시를 권하는 문장을 지었다. 조선 전기 대표적 명신 신숙주의 동생인 귀래정 신말주(1429~1503)의 아내인 설씨부인은 순창 강천사의 중창을 돕기 위해 '권선문'(보물 제728호)을 지었다. 총16폭으로 이루어진 권선문은 여성의 글에서 보기 드문 인과법에 따라 지은 글이라는 점과 조시시대 여성 문인이 쓴 가장 오래된 필적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조선이 낳은 여류 천재로 불리우는 허난설헌(1563~1589)은 가정사는 물론 사회문제들을 작품에 담았고, 작품 수 또한 남성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많았다.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의 누이로 알려진 그의 작품들이 훗날 문집('난설헌집')으로 남겨졌다.

 

'여성 또다른 이름…'에서는 여성으로서의 삶을 글로 풀어낸 문학작품들이 모였다. 남편의 든든한 조력자였던 남원 출신 김삼의당(1769~1823), 자식을 시로써 훈계한 안동장씨(1598~1680) 등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특히 김삼의당은 조선 여성 문인 가운데 가장 많은 한시를 남겼다. 그가 남긴 '삼의당김부인유고'(국립중앙도서관 소장)가 이번 특별전에 나왔다. 천주교인들을 박해했던 1801년 신유박해때 전주 숲정이에서 처형당한 순교자 이루갈다 (이순이)가 사형을 앞두고 감옥에서 어머니와 가족 친지들에게 보낸 옥중편지도 만날 수 있다. 음식만들기·태교 등 일상의 기록과,궁중 여성의 글을 읽을 수 있다.

 

'임 그리며' 테마 공간에서는 조선 여성 문학의 한 축을 이루었던 기녀들의 문학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황진이와 이매창(1573~1610)으로 대표되는 기녀 출신 문학작품은 최고의 사랑가로 일컬어진다. '청산리 벽계수야'를 비롯, 남녀간의 사랑과 이별을 노래한 황진이의 시조, 천민 시인 유희경(1545~1636)을 평생 그리며 쓴 시들을 재음미할 수 있는 기회다.

 

문학작품과 함께 전시기간 신사임당의 '초중도', 인목왕후와 혜경궁 홍씨의 글씨, 평양기생 죽향의 화조도 등 서화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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