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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깃돌 된 도민

지역 민심이 뒤숭숭하다. 민주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잇달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기 때문이다. 한명숙대표가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 주겠다는 말도 다 새빨간 거짓말이 됐다"고 날을 세운다. 일부 지역구에서는 노골적으로 금품선거와 동원선거가 이뤄졌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공천심사위가 경선 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서도 그 기준이 애매하고 모호했다"며 "이래도 민주당을 지지해야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민주당이 호남 공천작업을 하면서 뭔가를 보여 주려고 단단히 벼렀던 것 같다. 정세균과 정동영이 지역구를 서울로 옮긴 건 당이 처한 상황에 따른 본인들의 선택이었다. 대선 후보군으로 자신의 정치적 생명줄을 연장시키거나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눈여겨 볼 대목은 3선의 강봉균의원과 국정원장 출신의 신건의원을 탈락시킨 대목이다. 강의원은 불출마 선언과 동시에 정계은퇴를 선언한 반면 신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여야 공히 12월 대선을 앞두고 총선 때 한판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공천이 당리당략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 하지만 공천의 생명은 공정성이 담보될때만 그 진가가 나타난다. 우리가 공천했으니 알아서 찍으라는 건 오만방자한 무책임한 짓이다. 그건 민주당이 아직도 자기네 편을 들어줄 것이라고 착각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지금도 자신의 호주머니 속에서 갖고 노는 공깃돌처럼 유권자를 여기기 때문이다.

 

눈길을 당명까지 바꾼 새누리당 쪽으로 돌리면 더 한심하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지난 18대 때는 전 지역구에서 후보를 냈지만 이번에는 4개 지역구를 제외, 7개 지역만 후보를 냈다. 쓸만한 사람이 없어서 공천을 못했다고 말하지만 새누리당이 얼마만큼 노력 했는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6·2 도지사 선거 때 정운천 전 농림식품부장관이 출마해 18.2%를 얻은 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깊게 새겼어야 옳았다.

 

무작정 표만 안준다고 불평을 늘어 놓을 게 아니라 먼저 능력자를 내놓으라는 말이다. 새누리당은 지역을 업신 여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박근혜비상대책위원장이 밝혀온 비례대표마저 눈길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역주의와 지역감정을 교묘하게 총선서 이용하는 것밖에 안된다. 결국 도민들이 민주당한테 푸대접 받고 새누리당한테는 무시 당한 꼴이 됐다. /백성일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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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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