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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식인 500인 선언

 

4·11 총선을 코 앞에 둔 지난 26일 대구에 있는 경북대 교수회 회의실에서는 '조용한 혁명적 선언'이 있었다. 특정정당 독점구조 청산을 촉구하는 '대구 지식인 선언'이 낭독된 것이다.

 

이날 참여자는 경북대와 계명대 교수 등 20여 명에 불과했지만 지식인 선언문에 서명한 사람은 교수와 변호사 의사 등 500명에 이르렀다.

 

선언문은 제목이 상징하듯 "이번 총선은 특정 정당의 지역정치 독점구조를 청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게 키워드였다. 한 마디로 '대구를 바꾸자'는 내용이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대구는 1988년 제13대부터 제18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동안 특정정당의 아성이 되어 버렸다"면서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묻지마 선거에서 승리한 정치인들은 무사안일에 빠졌고, 대구 경제는 더욱 침체되어 민생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고 자탄했다. 상호 견제와 경쟁이 없는 정치 풍토 때문에 지역이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20여 년동안 주민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정치인들의 뼈 아픈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한 뒤 그 대안으로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새누리당이 아닌) 야당도 당선되어 정치적 다양성이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 선언문을 접하는 순간 "어쩌면 이리도 전북과 닮았는가"하는 생각이 스쳤다. 선언문에서 '대구'라는 문귀를 '전북'으로 바꾸면 전북의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대구가 어떤 곳인가. 5·16 쿠데타 이후 대한민국 정권 창출의 산실이 아니든가. 그런데도 선언문은 "생산경제는 활력을 잃고 소비경제는 위축되어 일자리가 날로 줄어들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젊은이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찾지못해 외지로 빠져 나가는데, 정치인들은 선거 때면 나타났다가 당선되면 서울로 가버린다는 것이다.

 

전북 역시 1988년 이후 민주당의 싹쓸이 무대였다. 그야말로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묻지마 선거'였다. 말하자면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었다.

 

이제 전북도 변해야 한다. 벌써부터 그러한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민주당 아닌 다른 후보들에게도 눈길을 주어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대선과는 달리 이번 선거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다. 유권자의 깨어있는 선택으로, 전북이 바뀌었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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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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