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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음식맛

요즘에는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 배 고팠던 시절에는 우선 끼니 때우는 게 급했지만 지금은 맛이 우선이다. 맛 있는 집이 있으면 불원천리를 마다 않고 한 걸음에 내달려간다. 소문난 맛집은 입소문으로 퍼지게 돼 있다. 어딜 가면 무슨 맛집이 있다고 자랑 한다. 도내도 맛집이 수두룩하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올해가 전북 방문의 해라서 외지 관광객이 도내를 많이 찾고 있지만 걱정이 앞선다.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어온 전주 음식맛이 서서히 그 주도권을 광주로 빼앗기고 있다. 음식축제도 광주 전남이 앞서고 있다. 음식은 경제력과 밀접하다. 80년대만해도 전주 음식점들이 잘 됐다. 가격도 어느 정도 맞아 음식점해서 돈 번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일정 규모의 고급소비층이 사라지면서 전주 음식 맛이 떨어졌다. 수요가 있어야 음식맛이 꾸준히 이어지는 법이다.

 

심지어 한정식 반찬가지수가 30여 가지가 넘지만 막상 숟가락 갈곳이 없다고 말한다. 업주들은 업주들대로 불만이 다. 가격은 올릴 수 없고 인건비 등은 올라 제대로 상을 차릴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손님들이 팍팍 먹어 주는 것도 아니어서 어렵다는 것이다. 전주 사람들은 먹던 가락이 있어 입맛이 무척이나 까다롭다. 손님 숫자대로 음식도 안시키면서 자꾸 서비스만 요구해 남는 것도 별로라는 것이다.

 

비빔밥이나 콩나물 국밥 맛도 제각각이어서 외지에서 귀한 손님이 올때 고민 된다는 사람이 있다. 뚝배기다 끓여주거나 남부시장식처럼 국물에다 밥 말아 주는 두 종류의 콩나물 국밥이 있지만 딱히 자신 있게 소개할 만한 곳이 없다는 것. 옛날처럼 시원하면서 담백한 그 맛을 못내는 것 같다. 식재료 탓인지 입맛이 변한 탓인지는 몰라도 전주 음식 맛이 떨어졌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음식점 차려 성공할 확률이 5% 미만인데 전주 사람들은 개업하는 걸 너무 쉽게 생각한다. 음식은 과학이요 문화다. 갈수록 식도락을 즐기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 잡기 위해선 화학조미료에 의존하지 않고 전통의 맛을 살려내는 수 밖에 없다.

 

예전 같으면 전주 남부시장에 가면 우리 것의 주부식재료를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다. 음식재료가 중국산으로 넘쳐나 제맛 내기가 힘든 것 같다.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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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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