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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명창들 전주서 첫 마당창극

한옥마을서 '해같은 마패를 달같이 들어메고'…유파별 골라 보는 재미

▲ 지난 9일 전주 소리문화관에서 열린 명품 마당 창극'해같은 마패를 달같이 들어메고'의 제작 발표회. 이 시대 영원한 춘향 안숙선 명창이 왕기석 명창과 춘향과 몽룡으로 한 무대에 섰다.

안봉주 기자 bjahn@

공연 타이틀 보다 출연진 면면 때문에 더 눈길이 가는 공연.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이 전주 한옥마을 야간 상설 공연으로 내놓은 마당 창극'해같은 마패를 달같이 들어메고'(이하 '해마달')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한옥을 활용한 야간 상설 공연을 마련하기 위해 시도한 이번 공연은 유파별로 소리를 골라보는 즐거움에 잔치 음식과 전통 체험까지 '덤'으로 주어진다.

 

당대 최고의 명창들이 모인 최고의 마당 창극. 판소리 '춘향가' 중 변학도 생일 잔치와 암행어사 출도 부문을 중심으로 재구성됐다. 우리 시대 최고의 춘향 안숙선 명창과 방년 16세 야무지고 단단한 춘향 김하은. 탄탄한 성음과 구성지고 힘찬 너름새로 좌중을 휘어잡는 왕기석 명창과 단단한 소리로 풍성한 추임새를 이끌어내는 소리꾼 임현빈. 40대 이난초 명창부터 60대 김영자 명창까지 정한수 떠놓고 이몽룡이 전라어사 되기를 바라는 월매가 넷. 연륜의 깊이는 젊음의 패기 못지 않다.

 

대본을 직접 쓰고 총감독을 맡은 곽병창 우석대 교수는 "전주에서 처음 시도된 마당 창극으로 이렇게 화려한 출연진은 예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면서 "고수로 활동해왔으나 창극 연출에 일가견이 있는 조용안씨가 연출로도 참여한 의미있는 무대"라고 설명했다.

 

 

 

'해마달'은 유파별 4개의 팀으로 구성됐다. 한 평생 춘향인 안숙선 명창, 동년배이면서 어머니 월매로 빛을 발한 김영자 명창이 호흡을 맞추는 것은 "거의 20년 만"이다. "이 나이에 춘향하기가 민망하다"며 극구 사양했던 안 명창은 막상 무대에 오를 시간이 되니 "인생의 깊이가 녹아든 춘향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욕심을 냈다. "체격이 있어서 평생 어머니를 하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던 김 명창은 "역시 '콤비'라는 말을 듣게끔 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때로는 연인으로, 때로는 딸로, 장모님으로 만나온 이들을 주선한 왕기석 명창은 12년 만에 두 여인 사이를 오가며 이몽룡으로 열연한다.

 

억척 월매를 맛깔나게 표현할 조영자 명창은 "각 유파별 매력이 도드라지는 무대라 은근히 신경 많이 쓰인다"면서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내가 이번 출연진의 중간자 역할을 하는 만큼 아주 잘하지도 않고 아주 못하지도 않는, 중간 정도만 하겠다"고 밝혔다.

 

정정렬제를 대표하는 최승희 명창의 계보를 잇는 딸 모보경 명창은 딸 하은과 무대에 선다. "공연 날짜가 다가올수록 정말 큰 일 났구나 싶다"는 모 명창은 엄습하는 부담감을 연습으로 대신하고 있다.

 

'해마달' 관람 뒤 부채(부채문화관)·풍물(전통문화관)·다도(설예원)·목판(완판본문화관)체험과 소리문화관에서 제공되는 잔치음식이 오감을 만족시켜준다. 2만원, 절대 아깝지 않을 것이다.

 

문의 063)283-0223. www.jjcf.or.kr

 

△ 마당 창극'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 = 26일~10월27일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전주소리문화관 놀이마당. 공연은 추석 연휴(9월28~30일)에도 계속된다. 일반 2만원, 청소년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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