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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무대 큰 감동…소극장 공연의 귀환

호남오페라단 '버섯 피자'…가창·선율 중심 이탈리아 벨칸토 창법 살려 / 널마루무용단 '춤풀이 전주'…한지·한방·한옥·한식 등 한스타일 풀어내

10만 원을 육박하는 티켓 가격, 화려한 무대와 의상 같은 볼거리…. 언젠가부터 주목 받는 공연은 '초대형'이나 '스펙터클'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올해 여름은 거꾸로 출발한다. 전라북도의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사업으로 선정된 ㈔호남오페라단(이사장 강홍규·단장 조장남)과 전문예술단체 널마루무용단(예술감독 장인숙)이 '작지만 강한' 소극장 공연의 귀환을 선언했다. 으리으리한 대극장에 정장 입고 가서 보던 공연을 눈 앞으로 바짝 끌어당긴 공연이다.

 

 

▲ 호남오페라단의 오페라 '버섯 피자'.

△ 지독한 사랑의 집착, 그 끝은 어디인가

 

㈔호남오페라단이 선택한 것은 시모어 바랍의 오페라'버섯 피자'(총감독 조장남·지휘 이일구)다.

 

조장남 단장은 "한 시간 분량의 단막 희가극을 소극장 오페라로 제작해 오페라 초보자도 쉽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무대"라면서 "소극장이기 때문에 청중과 가깝게 소통하면서 내용을 집약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버섯 피자'는 19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백작 집안에서 일어나는 사랑, 질투, 배신, 죽음을 주제로 하고 있는 현대 오페라의 대표작. 포르마죠 백작(김동식 장성일 역)과 결혼했으나 젊고 매력있는 스코르피오(이성식 김재명 역)와 밀회를 즐기는 볼룹뚜아(고은영 오현정 역)는 남편 독살 계획을 세운다. 백작을 사랑한 하녀 포비아(이은선 김경신 역)가 볼룹뚜아의 계략을 눈치채고 방해하지만, 백작의 오해만 산다. 분노한 백작은 하녀를 죽이고, 볼룹뚜아는 젊은 애인과의 결혼을 위해 결국 백작에게 독을 먹이고, 질투에 사로잡힌 백작은 스코르피오를 사살하고, 죽은 백작과 뒤늦게 아버지였음을 알게 된 스코르피오는 볼룹뚜아를 죽인다. 운명의 장난이라고 하기엔 끔찍한 결말이지만, 다양한 헤프닝을 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내고, 가창과 선율 중심인 이탈리아 벨칸토 창법의 특징을 잘 살려 오페라에 대한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소극장 오페라는 대규모 무대 전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강력한 스펙터클은 기대하기 힘든 것이 사실. 하지만 연출을 맡은 조승철씨는 "화려한 무대가 주는 시각적 감동은 5분을 넘기지 못한다. 대신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를 부각하고 속도감을 살려서 객석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극장 오페라에서 자주 쓰이는 전자 건반 악기 대신 챔버 오케스트라 연주를 선택했다. 객원 단원 대신 호남오페라단 단원들로만 꾸려진 이번 무대는 오페라 불모지 전북에서 20년 넘게 버텨온 호남오페라단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널마루무용단의 '춤풀이 전주'.

△ 전주의 맛·멋 춤으로 풀어내면

 

전문예술단체 널마루무용단이 준비한 '춤풀이 전주'의 화두는 한지와 한옥, 한방, 한식(전주비빔밥·막걸리)이다. 널마루무용단 초창기부터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30대 젊은 안무가들이 각각의 테마를 맡아 펼쳐냈다. 장인숙 단장은 "2009년에 올렸던 한스타일 작업의 연장선으로 한글 대신 한방을 넣어 변화를 추구하되 안무나 아이디어, 스타일 등에서 젊은 감각을 이어간 무대"라고 소개했다. 10~12분 분량의 5개 쇼케이스 형식으로 진행되는 무대의 연결고리는 '한소리'라고도 불리는 판소리다.

 

첫 무대는 변은정(정읍시립국악단 상임 단원)의 '한지'. 우리 민족의 끈기처럼 천년의 숨결을 간직한 한지의 우수성을 형상화했다. 처음 시도되는 '한방'은 박세련(전주대 강사)의 안무로 뜸을 뜨고, 침을 맞고, 약을 달여 먹었던 한방의 효능을 풀어냈다. 김용현(전주예술고 교사)의 '한옥'은 창호지 그림자 너머의 풍경과 여인의 다듬이 소리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한옥의 정취가 녹아든 분위기. 술 담그는 여인의 애환을 맛깔스럽게 안무한 이해원(널마루무용단 부단장)의 '막걸리'와 놋그릇을 무대 세트로 하면서 오방색을 사용한 나물들이 조화를 이룬 박명숙(하늘무용단 대표)의 '전주 비빔밥'은 연극적 요소가 강한, 재밌는 무대.

 

김다영 김미선 김송하 김수진 김혜미 김혜령 서한나 이찬미 정동식 조미란 최윤지 홍슬기 홍지현씨가 무대에 함께 오른다.

 

1992년 한국 무용의 전통적 깊이와 대중적 예술활동을 위해 창단된 널마루무용단은 전통과 창작 등 레퍼토리 를 개발하면서 판소리 다섯 바탕을 춤으로 옮기는 작업을 충실히 해왔다.

 

△ 호남오페라단, 시모어 바랍 오페라'버섯 피자' =18일 오후 7시, 19~20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문의 063)288-6807.

 

△ 널마루무용단 '춤풀이 전주' = 19일 오후 7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문의 063)272-7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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