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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 인파 덕에 체면 살린 아태축제

국립무형유산원 홍보 못하고 중요무형문화재 방문서 끝나 / 운영 곳곳 허점 드러내고 '구색맞추기용' 학술대회 지적도

▲ 국내 중요무형문화재 50여명이 1일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을 방문해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추성수기자
올해로 세번째 치러진 아시아태평양무형문화유산축제(6월1~3일·이하 아태축제)는 축제 총감독이 뒤늦게 선임되는 등 쫓기듯 축제를 준비한 까닭에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났다. 주말마다 관광객들이 쏟아지고 있는 전주 한옥마을 덕분에 되레 과분한 대접을 받았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축제 본연의 목표인 국립무형유산원 내년 전주 개관이 아태축제를 통해 거의 홍보되지 못하고 문화재청이 국내 중요무형문화재 50여 명을 초청해 건립 중인 국립무형유산원을 돌아보는 데서 끝이 났다. '삶·놀이'를 주제로 5개 섹션 20개 프로그램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형문화유산을 재조명하기 위한 공연·전시 기획 취지는 지난해보다 진일보했으나, 관객들과 폭넓게 소통하기 위한 장치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축제를 이끌어가는 진행력이 부족했다는 게 중론이다.

 

아태축제 조직위가 밝힌 관람객은 6만 여 명. 그러다 보니 메인 무대로 내세운 부채문화관은 좁게 보였고, 중앙초교의 외벽을 둘러싼 아태문화장터로 인해 출입구까지 비좁게 다가왔다. 유대수 아태축제 총감독은 "전주 교동아트센터와 중앙초교 담이 극장(부채문화관)을 들어오는 입구로 작지만 떠들썩한 분위기의 아태축제를 연출해보고 싶었다"면서 "소리문화관은 장소는 넓으나 거리가 다소 멀어 동선이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이쪽으로 선택했다"고 해명했다.

 

전주시가 매년 열어온 '전통의 맥 큰 잔치'를 아태축제에 넣어 공연과 전시를 시도한 '전주 살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만족도는 각기 달랐다. 전주 무형문화재(기능장)들이 태조로 쉼터에서 시연하면서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면서 소통했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받은 반면 무대의 규모·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공연장에 배치하면서 공연자나 관람자가 서로 '불편한' 광경이 연출됐다.

 

중국의 그림자극을 배치한 오목대 공연은 첫 시도에도 불구하고 200여 명이 몰려 호흡했을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기대를 모았던 아태 무형문화유산 초청전'삶·놀이'는 만족도가 낮았다. 중국의 그림자극 인형 세트, 인도의 차우댄스 탈과 도구 등 올해 축제에 참여한 공연팀들의 물건을 내놓는 정도인 데다, 이 도구들의 역사적 유래·가치 등에 관한 설명·안내는 거의 없어 시민들의 관람시간은 5~10분에 그쳤다. 시민들이 각자 사연이 있는 물건을 내놓은 '대대로 가보' 역시 기획 의도는 좋았으나, 축제 내내 관람객들의 관심과는 거리가 있었다.

 

김 찬 문화재청장이 참석해 관심을 모은 아태축제 학술세미나도 구색 맞추기에 그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중점 논의됐던 무형문화유산 개념을 원형을 고수하되 시대적 흐름을 담아 창의성 있게 계승·발전시키는 방향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논지가 반복된 데다, 문화재청이 추진 중인 '중요무형문화재 활성화 계획' 관련해 국립무형유산원이 유치되는 전주에서 생산적인 담론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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