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2005년, 이곳 리장에서 새로운 문화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장이머우 감독의 '인상(印象)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인상여강' 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인상여강'은 차마고도의 신비가 서려있는 설산고원의 도시 리장의 상징인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형가무극이다. '인상여강'의 배우들은 모두 리장 오지에 살고 있던 소수민족 농민들이다. 나시족을 비롯한 소수민족 농민 500여명은 '인상여강'의 배우가 되기 위해 고향을 떠나 이곳 옥룡설산에 왔다. 2년 가까운 동안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며 이들은 배우가 됐다. 2007년 6월 첫무대를 올린 이후 '인상여강'은 리장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만들었다.
장이머우 감독이 2000년부터 추진해온 대형프로젝트 '인상시리즈'는 중국 도시들의 마케팅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04년에 올린 '인상유삼저'를 시작으로 '인상여강' '인상서호'가 화제를 몰고 오면서 중국에서만도 4개 도시에서 대형공연물을 더 만들었다. 인상시리즈는 지역의 설화나 전래되는 스토리를 다루고, 배우들도 지역에서 고용한다. 일자리가 창출되니 지역에 경제적 결실이 고스란히 돌아가는 성과다. 공연무대도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곳을 택해 지역적 특성을 살려낸다. '인상여강'도 그 무대가 해발 5596미터 옥룡설산의 중턱이다. 3100미터의 고원에 재현해놓은 차마고도의 길은 설산의 바람과 비 눈 안개 햇빛 등 자연요소를 모두 껴안은 원시성과 조화를 이루어 감동을 준다. 지금 전 지구에서 하나밖에 없는 설산위의 공연을 보기 위해 리장을 찾아오는 관광객은 한해 500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적잖은 도시가 마케팅을 위한 대형 공연물을 제작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성공 사례는 만날 수 없다. 혹시 그 이유가 '따라가기'에만 급급해 정작 지역적 특성을 살리는 창조성은 외면했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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