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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진 서정으로 무심무위를 논하다

김동수 백제예술대 교수 시집 '말하는 나무' 펴내

시인에게 고향이란 영감의 젖줄이다. 김동수 시인(66·백제예술대 방송시나리오 극작가 교수)의 고향은 '어머니'. 남루한 밥집, 흘러간 강물 보다 고된 생애를 견뎌낸 '어머니'를 통해 서정의 영토를 확장시켰다.

 

시인은 젊은 시절 지독한 가난·방황으로 인한 신음에 못 이겨 시를 찾았다. "마음이 서걱거리는 소리가 들릴 때 시를 쓰고 읽으면 위로가 됐다." 자신의 시론을 '영혼의 칭얼거림','영혼의 사당','전생에 두고 온 / 내 영혼의 푸른 눈망울'로 보는 그는 존재의 근원을 향한 외로운 순례자 같다.

 

1982년 '월간시'로 등단한 시인은 다섯 권의 시집 등을 통해 농익은 서정으로 울림의 진폭을 키워왔다. 이번에 출간한 '말하는 나무'(도서출판 불교문예)는 깊어진 사유를 통해 적당히 비워내고, 공들여 빚어낸 시어는 한층 간결해졌다. 특히 불교적 사유의 흔적이 두드러진다.

 

시인은 '떨어지는 것들은 말이 없다 / 어디론가 쓸려가 흙이 되거나 // 더러는 어두운 하늘에 날아 / 반짝이겠지만, 그걸 바라보는 이는 드물다'('말하는 나무')고 읊거나 '그냥 바라보자 / 물들지 말고 // 바라보고 있다 보면 그냥 지나간다'('그냥 바라보자')고 쓰면서 무심(無心)의 상태로 돌아간다. 사뭇 복잡한 인간사도 강을 따라갔다 돌아오듯 모든 걸 내던지고 떠나게 마련이라는 것. 젊은 시절의 그가 속세의 욕망을 뿌리치고 용맹정진하는 동안거 스님의 기세 같았다면, 중년의 그는 세상의 모든 자연에서 깨우침을 얻고 서정의 감각으로 귀환한 모습이다. 빈 맥주병을 늘려가면서 시인은 흘러간 지난 시절을 더듬는다. "뭐니 뭐니 해도 내 생에서 시경(詩境)으로 출타한 것이 큰 일"이라고 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전북의 시인들을 재조명해오고 있는 그는 전북 문단의 또 다른 축복이다.

 

남원 출생으로 전주대 국어교육과, 원광대 대학원 석·박사과정을 졸업한 그는 (사)한국미래문학연구원장·전국대학 문예창작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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