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주문화방송이 주관한 전주대사습놀이 학술세미나에서는 전북대 함한희교수가 발표한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전주대사습놀이 특성 연구'가 눈길을 끌었다.
무형문화유산은 지역과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는 표현물이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무형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일이야말로 보유 집단의 자긍심을 높이고 사람들의 창조적 정신을 높이는데 기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무형문화유산은 형체로 남아 있는 유형문화유산에 비해 물질적인 토대가 없기 때문에 쉽게 눈에 뜨이지 않고 그 변화의 과정도 쉽게 인식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산업화과정에서 우리의 수많은 전통문화유산이 소멸되거나 단절된 이유도 이러한 무형문화유산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사실 대사습은 그 연원이 300년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것을 고증해낼만한 자료나 문헌은 찾아보기 어렵다. 전승성이 강조되는 무형문화유산의 기준으로 보자면 가치를 평가 받는데 위험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함교수는 그 전승성을 증명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전주대사습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보다는 이 놀이가 19세기부터 분명히 존재했고, 그것이 전승되고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형문화유산은 원래 그 유산의 정확한 시점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오히려 그것이 완성되어 나타나는 과정과 현재에 이르는 전승력이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 함교수의 주장이다. 그의 말대로 무형문화가 현재에도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은 끊임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전주대사습놀이의 무형문화유산적 가치를 발견하고 성격을 규명하는데 에는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전승주체를 조직화해 그들로 하여금 창조적 활동을 실현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이제 시작된 대사습놀이의 무형문화유산적 가치 조명 작업은 의미있는 일이다. 단순히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받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대사습놀이의 전승과 과제를 모색하고 실현해나가는데도 중요한 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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