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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몇 해 전 지상파 TV드라마 가운데 '워킹맘'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된 적이 있었다. 그동안 커리어 우먼으로서 화려한 모습으로만 비쳐졌던 워킹맘(workingmom·일하는 주부)이 직장과 가정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일상을 실제적으로 보여줘 일하는 여성들의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었다.

 

일 뿐만 아니라 가사와 출산 육아 등 매일 같이 워킹과 맘 사이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워킹맘의 실상은 어떨까.

 

지난 26일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2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워킹맘 10명 중 3명은 직업과 건강 경제상황 등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만족하는 비율은 24.1%에 불과했다.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는 워킹맘(55%)보다 전업맘(61.2%)의 만족도가 높았고 자녀와의 관계 또한 워킹맘(70.2%)보다 전업맘(72.1%)의 만족도가 높았다.

 

워킹맘의 삶의 질은 전업맘보다 더 열악했다. 맞벌이 여성의 23.1%가 아침식사를 걸렀으며, 21.6%가 적정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전업맘에서는 이 비율이 각각 18.9%, 19.7%로 워킹맘보다 낮았다. 운동에서는 차이가 더 뚜렸했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비율은 워킹맘이 26.4%로 전업맘 42.1%보다 15.7%포인트가 낮았다.

 

지난해 연령별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을 보면 25∼29세가 71.4%로 가장 높다가 30∼39세 구간에선 55.4%∼55.6%로 뚝 떨어졌다. 출산과 육아 부담 때문에 직장을 그만 둔 워킹맘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세계 각국의 성 평등 순위를 매긴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 135개국 가운데 107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특히 경제분야에 있어선 117위로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개발한 여성권한척도는 2009년 전 세계 93개국 가운데 68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여성경제활동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적 인식과 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가사와 육아는 여성 몫이라는 가부장적 사고가 여전한데다 같은 여성임에도 어머니들의 딸과 며느리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가정과 직장 일 모두 완벽하길 바라는 슈퍼맘신드롬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 땅의 워킹맘들은 더욱 고단한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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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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