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19:27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일반기사

엄한 스승 귀한 소리를 기리다

오정숙 명창 추모 음악회 '님을 그리며' / 내일 전주 소리문화관 놀이마당

 

 

 

▲ 지난해 7월 전주 한옥마을 내 소리문화관에서 열린 운초 오정숙 국창 3주기 추모 음악회 무대에 선 제자들. 전북일보 자료사진

엄한 스승. 백일공부가 시작되면 스승은 더 엄해졌다. 호통도 치고 때론 매도 들었다. 회초리를 들 때 제자를 향한 스승의 표정은 제자에 대한 애정과 소릿길에 대한 질책이 묘하게 섞여 있었다.

 

"종아리를 치지요. 그렇지 않으면 편하고 쉬운 것만 하려는 아이들에게 이 힘든 소리를 전해줄 도리가 없어요."

 

2008년, 소리 무대를 하늘로 옮겨 간 오정숙 명창. 제자들이 스승을 기리는 두번째 추모 음악회'님을 그리며'를 7일 전주소리문화관에서 연다.

 

극적인 너름새와 단단한 목소리, 빼어난 감정 표현으로 늘 관중들을 휘어잡던 존재. 여성 명창으론 처음으로 판소리 다섯 바탕을 완창해 세상을 놀라게 하더니, 1975년 부활된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장원까지 차지해 '오정숙 명창'을 각인시켰다. 동초 김연수 선생의 유일한 제자로 스승의 소리를 올곧게 이어 '김연수 바디'를 명실공히 우리나라 대표 판소리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30여 년 전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완주군 운주면 동초각에 전수관을 만들었다. 한 겨울만 빼고 봄 여름 가을을 모두 여기에서 지냈다. 잠시라도 쉬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소리의 특성 때문.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은 동초제 판소리 다섯 바탕은 힘들었던 산 공부 과정 끝에 얻어진 결실이었다.

 

스승은 소리를 가르칠 때 제자들이 욕심까지 배우길 희망했다. "제자들 잘 가르쳐서 내놓는 것이 의무"라던 오 명창은 "나를 이겨먹는 소리꾼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 결과 전북도립국악원까지 치자면 셀 수 없이 많은 제자들이 한국 국악계를 걸머지고 있다.

 

조소녀 명창부터 전방위 국악인 이자람까지 이날 한데 모여 스승을 추억하는 '마음 씀씀이'가 돋보이는 무대. 제자들은 눈물을 훔치며 '반야심경','비나리','사모곡'('춘향가' 중 '이별가'),'살풀이' 등을 부르기로 했다. 스승의 소리를 기억하는 제자들은 또 어떻게 우리를 감동시키고 신명나게 할까.

 

△ 故 오정숙 국창 추모 음악회'님을 그리며' = 7일 오전 11시 전주 소리문화관 놀이마당.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