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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 독식주의

직선제로 대학 총장이 된 한 교수의 말이 떠 오른다. 선거가 끝나고 난 직후 곧바로 찬·반대자 명단을 없앴다고 했다. 승자로서 아량을 베푸는 시혜성 발언으로 들렸다. 그 이유는 명단 유무가 중요치 않다. 명단을 없앴다고는 했지만 머릿속 명단은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 지지자들은 후보가 내건 공약이 좋아서 아니면 인간적 매력에 끌려서 찍을 수 있지만 결국은 이해관계가 판단 기준이 된다.

 

선거를 통한 권력의 획득 목적이 편가르기를 통한 밥그릇 챙기기다. MB가 고소영 내각이란 말을 들어가며 인사를 한 것도 선거 때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보은차원에서 한자리씩 나눠 줬다. 선거직은 재선 하려고 자기사람 심어 표 관리하는 게 기본이다. 승자는 모든 권력을 독차지 하기 때문에 중간파나 반대자들은 국물도 없다. 오히려 밉보였다가는 핍박과 박해를 당할 수 있다.

 

도내도 승자독식주의가 판친다. 정도 차이만 있을 뿐 모든 분야에서 선거 때 어느쪽으로 줄섰느냐로 엇갈린다. 주류와 비주류 개념도 똑같다. 어떤 공조직에도 영향력이 큰 사람은 뒷 배경이 있게 마련이다.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고 자부하기 때문에 큰 소리 친다. 후보와 과실을 나눠먹는 사인데 무슨 말이 필요 하겠는가. 선거 때 돈 써가며 선거운동하는 것도 결국은 자기 몫 많이 챙기기 위해서다.

 

지사나 시장 군수의 권한이 실로 막강하다. 도내는 의회와 집행부를 민주당이 장악,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먹이사슬 구조가 만들어졌다. 김완주지사도 민·관선 자치단체장을 17년간 오래 동안 하다 보니까 그를 가까이서 보좌했거나 선거 때 물불 안가리고 도왔던 사람들을 측근으로 많이 기용했다. 냉정히 살피면 그 사람들의 능력이 뛰어 나서 쓴 것이라기 보다는 선거 때 도와준 인간적 관계가 더 끈끈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측근이란 사람들이 지역사회에서 오래 호가호위(狐假虎威)하다 보니 김지사의 여론이 나빠졌다.

 

전북은 각종 선거로 갈기갈기 찢겨 있다. 하나로 힘을 모아도 힘든 판인데 자치단체장들이 선거 때 자기를 도와준 사람들만 집중적으로 챙기는 바람에 지역이 분열됐다. 빈수레가 요란하듯 지금 전북 사회는 승자독식만 설쳐대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관변서 꿀단지 맛을 본 사람들은 전북을 이 지경까지 이르게 한 장본인들인 만큼 책임이 크다.

 

/백성일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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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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