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는 관슬(貫蝨). 옛날 중국에 비위(飛衛)라는 명궁이 있었다. 기창(紀昌)이라는 사람이 비위에게 활쏘기를 가르쳐 달라고 하자, 비위는 눈을 깜빡거리지 않는 방법을 먼저 익히라고 했다. 기창은 집으로 돌아가 아내가 일하는 베틀 밑에 누워서 왔다갔다 하는 북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거리지 않는 훈련을 했다. 2년이 지나 송곳이 눈앞에 와도 눈을 깜빡거리지 않게 되자 다시 비위를 찾았다. 비위는 아직 부족하다며, 작은 것이 크게 보이고 희미한 것이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훈련을 쌓은 뒤에 오라고 했다. 기창은 가는 털에 이를 묶어 창문에 매달아 놓고 매일같이 바라봤다. 열흘이 지나자 이가 조금씩 크게 보이더니 3년이 지난 뒤에는 수레바퀴만하게 보였다. 기창은 조그만 활과 화살을 만들어 이를 쏘아 꿰뚫었는데, 이를 묶은 털은 그대로 매달려 있었다. 기창관슬(紀昌貫蝨)의 고사다.
중국인들은 옛부터 우리 민족을 동이(東夷)라 불렀다. 여기서 '이(夷)'는 대궁(大弓)이니 큰 활을 잘 쏜다는 뜻이다. 고구려를 세운 주몽이나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 역시 명궁으로 날렸다. 조선시대에 활쏘기는 무인은 물론 문인들도 인격수양을 위한 필수과목이었다.
이런 내력을 지녀서인지 우리나라 양궁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이번 2012년 런던올림픽도 예외가 아니다. 여자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금메달, 남자단체전 동메달·개인전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여자단체전은 1988년 양궁단체전이 도입된 이래 7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이같은 위업 한 가운데 전북 관련 얼짱궁사 3인방이 있어 더욱 자랑스럽다. 충남 홍성출신의 이성진(27·전북도청)과 전주출신의 최현주(28·창원시청), 고창출신의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가 그들이다. 기보배는 개인전도 우승했다. 이에 앞서 박성현(29·전북도청 감독)은 2004년과 2008년 올림픽 우승의 주역이다.
로이타통신은 비결로 김치 버무리기와 젓가락 사용을 들었다. 여기에 미모까지 추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조상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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