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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학들에 40여년 서양학 연구 알리고 싶어"

'서양견문연구록' 출간한 이규하 전북대 명예교수 / 폭넓은 서양문화·역사, 자신의 연구활동 발자취 소개 / "우리보다 먼저 근대화…서양사 열린 눈으로 바라봐야"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면서 좋은 책 하나 남기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는 후학과 후손들에게 전하고 싶은 저의 40여년간의 서양학 연구 성과와 삶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13일 오전 전북대 사대부고 앞 어느 커피숍.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반가운 비 속을 걸어 말쑥한 정장을 차려 입은 한 노신사가 안으로 들어왔다.

 

국내 최고의 서양학 연구 권위자로 명성을 떨친 이규하 전북대 명예교수(73)는 정년퇴임한지 8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교수의 품격을 갖추고 있었다.

 

그는 지난달 자신이 펴낸 '서양견문연구록(부제 : 지산 이규하 박사의 저작과 생애)'를 통해 모처럼 세상 밖으로 나왔단다.

 

병마와 싸우면서 시간이 더 가기 전에 하나라도 더 후손과 후학들에게 자신의 '앎(아는 일)'을 알리기 위한 것.

 

"제 호가 지산(智山)인 것은 스스로 '지혜의 산'이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오르기는 힘들지만 정상에 섰을때 무엇보다 뿌듯함을 느끼는 등산과 같이 지산의 기쁨을 누리면서 살았습니다"

 

책 제목을 서양견문연구록이라 이름 지은 것은 마르코 폴로가 중국 원나라에 머물면서 보고 들은 동양의 역사·문화를 기록한 '동방견문록'을 본딴 것이라 한다.

 

1960~1980년대 독일, 프랑스, 미국 등지에서 전공인 서양학 연구활동을 하면서 당시만 해도 미개척지인 서양문화·역사에 대해 자신만의 관점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을 한 권의 책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

 

실제로 기존 서양학 연구서에서 다루지 않았던 아우구스티누스, 아돌프 히틀러, 독일 통일사 등을 폭넓게 소개했다.

 

"서양사·문화가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보다 먼저 근대화를 경험한 그들에게서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그들의 사상과 역사를 열린 눈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또, 서양견문연구록에는 그의 출생부터 성장과정, 현재의 삶 등 한 인간의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그는 처음부터 서양사를 전공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집안 형편상 서울로 대학을 진학할 처지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공부를 접을 수도 없어서 외국 유학을 갈 수 있다는 말에 덜컥 관심도 없던 서양사를 전공하게 됐습니다. 결국은 그 선택 덕분에 앎을 전파하는 교수까지 됐습니다"

 

충남 서천 출신으로 전주고와 전북대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전북대 최초로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모교에서 교수로 20여년 넘게 후학들을 가르쳤으며, 지난 2007년부터 전북대 총동창회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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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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