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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절 대선 민심

선거 때마다 출마자들이 "왕후장상(王侯將相)이 어찌 씨가 따로 있겠느냐"는 말을 자주 인용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평등하기 때문에 단체장이든, 국회의원이든 노력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뜻이겠다. 이 말은 중국 진나라 말기 고용 머슴이었던 진승(陳勝)이 농민 반란을 일으키면서 한 말이다. 사마천의 사기에 나온다. 진승은 남달리 포부가 컸다고 한다. 어느 날 농장에서 나중에 잘 살게 되더라도 서로 잊지 말자고 하자, 주변 사람들이 모두 비웃었다. 그러자 진승은 "제비와 참새가 어찌 기러기와 고니의 뜻을 알겠느냐(燕雀安知 鴻鵠之志哉)"며 탄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각설. 대선 경쟁이 본 궤도에 올라 있다. 문재인은 당초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어 왔지만 "암울한 시대가 나를 정치로 불러냈다."며 치열한 경선을 뚫고 민주당 후보가 됐다. 안철수는 컴퓨터 바이러스 개발과, 벤처 CEO, 교수를 거쳐 '안철수 신드롬'을 일으키며 출사표를 던졌다.

 

문·안 두 후보는 왕후장상의 씨는 아니다. 1년 전 까지만 해도 대선후보에 들 것이라곤 상상치 못했던 주자들이다. '왕후장상의 씨'에는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가 해당된다. 박 후보는 20대에 이미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고 당이 어려울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서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세 주인공이 등장하는 '대선 공연'은 다른 어느 선거보다도 흥미진진하다. 마치 흔들리는 갈대처럼 민심이 요동친다. 클라이맥스인 단일화 대목 때문에 박진감도 넘친다. 올해 대선은 세 후보간 지지율이 박빙이어서 누가 추석 민심을 잡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추석 민심은 1차 승부처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 TV토론을 한다면 '강남 스타일'의 싸이 공연보다도 더 많은 시선을 끌 것이다. 안 후보가 3자 회동을 제의한 데 이어 "추석 전에 만나 국민들께 추석 선물을 주자"고 회동시한까지 제시했다. 박·문 후보도 각각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만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화답했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TV토론은 민심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민심을 하늘로 삼는 1차 관문이 추석절 회동이다. 회동할 바엔 TV토론을 벌이는 게 국민 요구에 더 가깝다. 그래야 참새인지, 기러기인지 가려질 게 아니겠는가. 추석 밥상머리 대화도 더욱 풍요로워질 테고.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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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kjle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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