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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의 진정성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한달 가량 뜨지 않고 3위로 굳어지자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다. 후보단일화를 앞두고 호남에서 지지율 상승을 기대했으나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벌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8일 전북 선대위 출범식에 40분간 참석한 후 광주로 자리를 뜬 문 후보가 내놓은 공약들을 보면 얼마나 황급했는지를 알 수 있다.

 

3번째 전북을 방문한 문후보는 작심한듯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전북혁신도시로 함께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추석이후 전북을 포함한 호남에서 기대했던 만큼 문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고 정체 상태에 머물자 급한 나머지 전북에서 이 카드를 꺼낸 것 같다. 도민들은 문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전북에서 새만금사업과 관련한 공약들을 쏟아냈지만 너무 많이 들어온 이야기라 반신반의하고 있다.

 

그간 도민들은 LH를 경남 진주로 빼앗긴 이후 상실감에 빠졌다. 'LH를 힘이 없어 빼앗겼기 때문에 대선 때 표로 응징할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박 후보한테는 현 정권이 그런 결정을 했기 때문에 절대로 표 줄 수가 없고 민주당 문 후보에게도 막아 주지 않았기 때문에 표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과거 같으면 지역정서 때문에 민주당 문 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지했을 것이다. 지금은 그게 아니다.

 

절대적인 우위를 보여야 할 문 후보가 전북서 고전한 근본 이유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호남 홀대론이 짙게 깔려 있어서다. 집권 초기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 분열의 상처가 남아 있고 문후보가 민정수석 시절 대북송금 특검을 허용하고 2006년 지방선거 때 부산 가서 '우리가 부산정권이지 호남정권이냐'고 지역감정을 부추킨 것이 호남홀대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03년 9월17일 노무현 전대통령이 광주 전남지역 편집 보도국장들과 오찬하는 자리에서 민주당 후보 경선과 대선 당시 자신에 대한 호남의 지지에 "호남사람들이 내가 예뻐서라기 보다 이회창 후보가 싫어서 찍은 것 아니냐"고 말한 대목이 큰 상처를 남겼다. 이 같은 연유로 문 후보의 지지율이 뜨지 않은데다 노무현 정권때 지역서 호가호위(狐假虎威)했던 그 사람들 때문에 더 피해를 보고 있다. 문 후보의 진정성이 확인될 때 도민들이 움직일 것이다.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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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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