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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의 추억

한 때 애연가들이 멋있게 받아들여지던 시절이 있었다. 영화, TV는 물론 술집, 다방 등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은 일상적이었다. 버스 안에서 피우고, 사무실 등 작업장에서도 '멋있게' 피워댔다. 그들은 "처칠은 애연가였지만 90세까지 장수했다", "담배를 입에 댄 적도 없는 아무개가 폐암에 걸렸는데 40년 넘게 담배를 피운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등 궤변을 늘어놓는다. 또 "국가가 허락했고, 엄연히 세금까지 내는데 무슨 상관이냐","술 마시고 사고치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자신이 알아서 한다" 등 항변을 한다.

 

어느 애연가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항공료가 얼마인데 10시간 넘게 담배 한 개비 못 피우게 하느냐"며 참담해 한다. 오죽하면 담배소비세에 눈이 먼 일부 지자체장들 사이에서 재경향우회 인사 등을 대상으로 담배사주기 캠페인까지 벌였을까.

 

지난 달 스위스 루가노에서 암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세계종양학포럼'에 따르면 전체 흡연인구의 절반 이상이 흡연으로 인한 암으로 사망한다. 흡연은 조기사망의 최대 원인이라고 한다. 또 흡연이 전체 암 사망 요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년 22%로 연간 170만여명이 흡연 때문에 사망하고 있다. 이 중 100만 명 가량이 폐암으로 숨진다. 그럼에도 현재 전 세계 흡연인구는 청년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매년 3000만 명씩 늘고 있다고 추산했다.

 

담배가격을 올리고, 금연구역을 대폭 확대하고 있지만 담배피우기는 요지부동인 것 같다. 오죽하면 담배가격을 올려도 담배기업 이익은 17% 가량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올까 싶다. 이런 가운데 14일 서울시가 '금연도시 서울' 선포식을 개최했다. 모든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 전면 금연을 추진하고, 내년부터 금연 버스정류장을 추가 지정한다고 한다. 세계 176개국 보건당국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2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담배규제기본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면세점에서의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담배에는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3대 유해물질 외에 약4000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 국민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리고, 이 중 30%는 흡연으로 사망한다. 폐암의 90%는 흡연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흡연자의 가족, 동료 등 지인까지 간접흡연으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김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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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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