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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문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최경봉 원광대 교수 '한글 민주주의' 펴내

 

"권력을 나누게 되는 새로운 질서, 균형, 조화…. 나의 글자가 그런 세상에 작은 시작이 될 것이다."

 

지난해 MBC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는 한글 창제 이면의 권력 이동을 다룬 화제작이었다. 이는 훈민정음의 창제와 사용은 역사적 객체인 인민을 역사적 주체로 바로 잡은 중요한 계기이자 인민을 위한 통치 권력의 중앙 무대로 진입하게 하는 수단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한글에 관한 대다수의 논쟁은 역사적 상흔과 결부 돼 '정신'과 '가치관'의 문제로만 귀결돼왔다. 최경봉 원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47)가 펴낸 '한글 민주주의'(책과 함께)는 한글의 역사적 의미를 논하기에 앞서 우리 삶에서 언어와 문자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묻고 답한 책이다.

 

이 책은 민주주의 원칙인 민권·자주·평화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글민주주의'를 고찰했다.

 

 

 

1부에선 근대 초기의 국어 정책이 어떻게 민권을 향상시켰는지 전하며, 2부에서는 국어 정책과 국어 교육이 우리말의 주체성을 지키면서 민주적 의사소통으로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3부는 다문화사회가 된 현실을 기반으로 다른 언어에 대한 폭력과 편견, 소외와 불평등에 빠지지 않고 다른 언어 공동체와의 평화적 공존을 고민해야 하는 우리의 국어 정책 방향을 이야기한다.

 

특히 한글과 관련한 다양한 쟁점 중 중국 정부의 모바일 한글 표준화 시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자성을 요구하는 글은 생각할 거리를 남겨준다. 중국 정부가 소수 민족 문자를 위해 한글 표기체계와 키보드 표준자판을 만들려는 움직임에 관해 한국은 '한글의 동북 공정'이라며 분노해왔으나, 최 교수는 이젠 언어 민족주의를 걷어내고 한글을 제대로 쓰는 공동체가 곧 그 소유자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말미에 풍부한 언어학적 식견으로 자신의 고민을 확장시켜 준 인연들과 학문적 긴장감을 유지하며 조언해준 동료 교수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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