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9 01:08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정당개혁

"한국형 교회에서 한국형 정당의 모습을 고민해 보아야 해요. 교회는 교인들에게 재미를 줍니다. 10대들이 교회를 찾아간 것도 재미있으니까 간 거예요. 정당은 왜 교회처럼 못합니까? 무료 법률상담, 문학 학교, 영화 학교, 댄스 학교 등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게 없어요…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당을 매개로 시민들끼리 교류하게 되고 지역사회에서 무시못할 네트워크가 생겨날 거예요. 왜 강남의 잘난 사람들이 기를 쓰고 소망교회 같은 대형교회를 가는지 생각해 보세요. 교회에 가면 김앤장 로펌 변호사가 교인이니…정당은 왜 못합니까?"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정당개혁에도 재미코드를 도입할 것을 제안하면서 자신의 책 '멘토의 시대'에서 인용한 내용이다. 정당개혁, 즉 정당을 멘토의 제도화를 이룰 수 있는 대표적 집단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정치가 혐오와 저주의 대상에서 민생의 한복판에 들어서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정치와 정당불신이 만연해 있는 지금 정당개혁의 방향을 제시한 해답이다. 민생정치가 화두이고 생활밀착형 정치쇄신이 숙제로 대두된 이 시기야 말로 진정성 있게 검토해 볼만하다.

 

민주당이 지난 1~2일 충남 보령에서 대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당의 진로를 모색하기 위한 워크숍을 열었다. '친노 책임론', '노선갈등', '단일화 만능론' '계파갈등' 등을 놓고 그동안 수도 없이 제기됐던 다양한 의견만 되풀이됐다. △세비 30% 삭감 △겸직 금지 △의원연금 폐지 △계파 청산 △민주적 리더십 강화 △당직은 당원에게 공직은 국민에게 △비리인사 공천 제한 등 이른바 정치쇄신안도 내놨다.

 

하지만 새로운 것도, 진일보한 내용도 없다. 대선 공약의 재탕이다. 자기성찰이나 당의 혁신 방향에 대한 공감대도 끌어내지 못했다. 신발을 신은 채 발바닥을 긁고 있으니 시원할 리가 없다.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고 소 잃은 탓만 했다.

 

지금 민주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의 절반 밖에 안된다. 위기상황이다. 민주당이 60년 정통야당을 자처한다면 국민을 보고 가야 한다. 네 탓만 해대며 민생정치, 생활정치를 외면한다면 흐트러진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 민주당은 시민 멘토가 되는 생활공동체의 마당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자기혁신의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일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경재 kjlee@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