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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이 서면 길이 생긴다

▲ 김 대 오

 

익산시의회 의장

연일 수많은 사건사고 소식이 언론에 넘쳐나고 있다. 그런데 이는 필시 현대사회에서만 유독 그러한 것은 아닌 듯 하다.

 

공자의 제자 유자(宥子)는 "불효는 범상으로 범상은 작난으로 무질서한 현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동생이 형을 공경하지 않으니 안팎으로 윗사람에게 덤비는 일이 생겨나고 또 공동체 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 생긴다고 본 것이다. 이를 강력한 법 집행으로 풀지 않고 유자는 문제가 생겨나는 뿌리로 돌아가 그것을 완전히 새롭게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불효를 효제로 바꾸는 것, 이는 곧 사건의 가지와 잎사귀에만 주목하게 되면 또다른 무질서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땅속에 뿌리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나무는 자랄 수 없다. 수분과 영양분을 제대로 빨아들여 줄기와 가지로 양분을 보내야만 건강한 나무로 자랄 수 있다. 문제가 될 뿌리를 찾아서 아예 뽑아내던가 아니면 막아버리는 발본색원을 통해 기초부터 제대로 된 사람다움의 뿌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혼자 된 노인들의 고독사 뉴스를 접하고 마음 한 구석에 허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맹추위에 전기장판 하나로 겨울을 나시던 그 노인은 자식에게 폐를 끼치기 싫다는 오로지 그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 부모님들은 그랬다. 그런데 지금 우리 세대는 어떠한가. 수 백만원대를 호가하는 명품을 돈을 들여 구입한다. 필요하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없어서 구입하는 물건은 아닌듯하다. 그러나 정작 지금 자신의 곁에 있는 소중함은 모른다. 아마도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 그러는게 아닌가싶다.

 

사람은 죽음이나 이별 앞에 슬퍼하지 않을 수 없다. 늘 함께 있을 것 같던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도 갑자기 우리의 곁을 떠나기도 한다. 실감나지 않는 부재의 슬픔으로 새삼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있을 때 잘하면 될텐데 꼭 부재 후 아쉬워하고 후회하고 있다.

 

2013년 계사년, 이번 명절은 다른 해 보다 설 연휴가 짧다. 그런 연유로 고향으로 발길을 돌리기보다 여행을 계획하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한다. 여행상품이나 콘도숙박권은 이미 매진이 된 상태이고 가족 또는 삼삼오오 친구들끼리 해외여행을 떠나는 일도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물론 여행에서 찾는 소중함도 중요하겠지만 지금 곁에 있는 가족, 특히 부모님께 이번 명절 만큼은 함께하는 시간을 갖아보면 어떨까.

 

우리의 부모님들에게 소중함과 그리움은 자식들 뿐이다. 명절에 찾아뵙고 건강을 염려하고 용돈을 챙겨 드리는것도 좋지만 소소한 일상에 대한 대화를 그분들은 기다리실 것이다. 우리에게 기본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 작지만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시간을 갖도록 해보자.

 

'본립도생'. 기본이 바로서면 인생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을 계사년 새해를 맞아 다시한번 되새겨 보자. 기본이 바로 선 가정, 기본이 바로선 직장이라면 아마도 언론의 사회면 뿐 만아니라 정치면에서도 그토록 시끄럽고 우려되는 갖가지 기사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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