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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北核) 공포

핵무기의 효시는 1945년 7월16일 오전 5시30분 미국 뉴멕시코주 앨러모고도 북쪽 사막에서 실험에 성공한 원자폭탄이다. 미국이 2차 대전 중 비밀리에 추진한 '맨해튼 계획'의 산물이었다. 맨해튼이란 명칭은 당시 핵분열 연구가 주로 맨해튼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붙여졌다.

 

당시 실험 참가자들은 그 파괴력에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오펜하이머는 원폭실험 현장에서 "나는 세계의 파괴자, 죽음의 신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많은 과학자들은 이 실험을 보고 원자폭탄을 일본에 투여하는 것은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하지만 오펜하이머와 핵 물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페르미 등 핵심 과학자들은 "핵폭탄은 죽음의 무기지만, 역으로 전쟁을 끝내고 인류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일본 투하를 결정했다. 살상의 끔찍함은 인류평화라는 명분에 가려졌다.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은 14만명, 사흘 뒤 나가사끼에 투하된 핵폭탄은 7만명의 인명을 순식간에 앗아갔다. 이 계획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은 줄줄이 노벨상을 수상했다.

 

지금은 2만7000여개의 핵탄두가 지구를 덮고 있다. 핵 보유국도 9개에 이른다. 공식적인 핵 보유국은 미국·러시아·프랑스·영국·중국·인도·파키스탄 등 7개국이지만 이스라엘과 북한은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있다. 북한은 단일민족이면서 적대국이다. 맞닿아 있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섬짓하다.

 

지난 2월12일 3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정 이후 북한의 태도가 험악해졌다. "적진을 아예 벌초해 버려라" "방아쇠에 손을 걸고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각종 미사일은 경량화, 소형화되고 다종화된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다" 등등.

 

북핵 공포가 한반도를 엄습하고 있다. 한방 터질 것 같은 분위기이다. 전방 복무중인 자녀 부모들의 걱정도 태산이다. 핵까지 보유하고 있으니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장난을 칠 수도 있다. 체제가 불안하면 돌파 수단으로 가장 먼저 획책하는 게 도발이다. 원폭 과학자들처럼 그럴듯한 명분을 대며 우리사회를 실험하려 들지도 모른다. 설마가 사람 잡는 법. 정치권이 서로 으르렁 거릴 때가 아니다. 국방과 외교, 민심에 구멍은 없는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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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kjle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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