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을 선출한 장소인 시스티나 성당은 교황 식스토 4세를 위해 건립됐다. 1473년부터 1484년까지 11년에 걸쳐 지어진 이 성당은 교황의 개인적인 성당이지만 가톨릭 신도들에게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미켈란젤로의 걸작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보티첼리의 '그리스도의 유혹' 등 이탈리아 대표 작가들의 수많은 프레스코화(벽에 그리는 그림)가 있는 르네상스 회화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로마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시스티나 성당은 빠트릴 수 없는 명소인 셈인데, 이 성당에 그려진 수많은 프레스코화중에서도 일반인들의 관심은 아무래도 천장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 쏠린다. 이 작품은 미켈란젤로가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을 받아 그린 것이다. 넓이가 800㎡에 이르는 천장화를 그리기 위해 미켈란젤로는 18미터 높이의 가설물을 만들고 그 위에서 선채로 그림을 그렸다. 그를 돕기 위해 피렌체의 기술자들이 동원되었지만 결국 대부분의 그림을 혼자의 힘으로 그려야했던 그는 4년 만에 작품을 완성시켰다. 이 그림이 일반인에게 공개된 것은 1512년 11월 1일이다. 이후 500년 동안 시스티나 성당을 찾는 관광객들은 누구나 이 불후의 명작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머지않아 로마의 시스티나 성당에 가도 '천지창조'를 쉽게 만날 수 없게 될 것 같다. 천장화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천장화는 이전에도 훼손이 문제가 되어 1980년부터 14년 동안 대대적인 복원작업을 했었다. 부끄럽고 안타까운 것은 훼손의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천장화 훼손의 가장 큰 원인을 관광객들이 내뿜는 수증기와 이산화탄소, 먼지, 쉴 새 없이 터뜨리는 카메라 플래시라고 지목했다. 현재 바티칸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약 500만 명, 시스티나 성당을 찾는 관광객은 하루 평균 2만 명이나 된다. 시스티나 성당이 입장객을 제한한다해도 불평할 수 없게 됐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