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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수용성이 하위인 나라

이지훈 전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지난해 여성가족부는 다문화가족을 바라보는 국민의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를 실시했는데,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여러 문화가 공존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에서 한국은 36.2%로 나타났다. 반면 유럽 18개국의 평균은 73.8% 달하는 것을 볼 때 한국은 이에 비해 상당히 낮게 나타난 것이다.

 

한국인들은 여러 문화가 공존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하고 있으며, 일부 한국인들은 결혼이민자 등 외국인과 거리감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에 대안 인식, 감정, 태도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구분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는 것을 가능한 피하고 싶다는 것, 수영장이나 공중목욕탕에 들어가는 것 등이 꺼려진다는 의견에 높은 이질적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실제로 다문화가족은 직장 및 거리, 상점, 음식점 등의 실생활 속에서 차별대우를 경험했다고 말한다. 2009년 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의하면 다문화가족 중 여성결혼이민자는 34.8%, 남성결혼이민자는 52.8% 차별적 대우를 경험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국내·외 약자를 돕는 것과 관련된 항목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나보다 형편이 어려운 국내 약자들을 돕는 것'에 대한 것에 한국인의 찬성 비율은 85.9%로 나타났다. 이것은 비교국가 대비 1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 시각으로 본다면 약자에 대해 온정적인 한국인의 따뜻함을 잘 읽어낼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다문화가족, 이주민들이 한국인인 자신과 동등한 위치에 있다거나, 자신보다 높은 사회적 신분 또는 풍부한 경제적 위치에 놓여 있을 경우에는 반대되는 차별적 반응이 나타날 수 있음이 내포돼 있기도 하다.

 

일반 시민과 교사 등을 대상으로 다문화 이해교육을 오랫동안 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다문화가족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면서 느낀 것은 '국민다문화 수용성 조사' 등에서 밝힌 인식의 결과들이 상당부분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선진국인 미국, 유럽 등 서구 국가의 국민들에 대한 인식과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등 저개발 국가 또는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에게 갖은 인식의 폭은 낮게 나타난 것을 볼 때 한국인들의 다문화가족, 이주민을 바라보는 시선의 이중적 잣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국가와 민족, 인종의 구분이 우리에게 이제는 없다'고 우리 사회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우리의 은밀한 내면에 이중적 잣대와 차별의 시선이 남아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 다문화 수용성은 단순히 문화적 이질성만을 표현한 것이 아니다. 다른 민족과 국가들에 대해 '차별 없는 폭넓은 이해'를 묻는 것이다. 다음번 조사에서는 한국의 다문화 수용성이 평균치 이상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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