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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하나의 몸 두개의 영혼

SF판타지/ 125분/ 15세 관람가

한몸에 두 영혼이 산다. 게다가 한 영혼은 뇌에기생하는 외계 생명체.

 

영화 '호스트'(감독 앤드류 니콜)의 주인공 멜라니(시얼샤 로넌) 얘기다.

 

지구를 정복한 외계 생명체 '소울'에 붙잡힌 멜라니의 몸에 수많은 행성을 떠돌며 천년을 산 '완다'가 들어온다.

 

몸을 지배하는 완다와 자기 몸에 갇힌 멜라니는 티격태격하면서 조금씩 서로 이해하게 되고 정이 들어간다.

 

'트와일라잇' 시리즈 작가 스테파니 메이어의 작품이 원작인 이 영화는 적으로 만난, 너무나 다른 두 생명체가 어떻게 교감을 쌓아 가는지 기교 있게 담아냈다.

 

하나의 몸을 가진 두 영혼이 서로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자칫 유치할 수 있는 내용을 물 흐르듯 매끄럽게 이어가면서 결말을 어떻게 끝낼까 궁금하게 만드는 잔재미가 있다.

 

구성이 그리 치밀하지 않은데도 관객을 놓아주지 않는 건 잔잔한 스토리와 그 밑에 깔린 '관계'다.

 

개별 생명체끼리의 관계, 사회와 사회의 관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하면 갈등을 풀 수 있는지 얘기한다. 영화를 요리조리 뜯어보면 현실과 어찌 그리 닮았나 싶다.

 

특히 "어느 한 쪽이 혼자 살기 위해 다른 쪽을 죽이면 둘 다 죽을 뿐"이라는 메시지는 우리 현실에 묵직하게 다가온다.

 

인상적인 장면도 여러 군데다.

 

인간을 육체적 욕망이 강한 종족, 서로 죽이고 삶의 터전인 지구마저 죽이는 잔인한 종족이라고 말하는 소울의 무기에는 'PEACE'(평화)란 글자가 선명하다.

 

소울들은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민족이라도 되는 듯 하나 같이 흰옷을 입는다.

 

건물과 자동차 등 소울의 모든 것은 흠집도, 이음새도 하나 없는 완전무결한 금속이지만 상대적으로 너무나 허술한 헬기 내부 모습은 옥에 티다.

 

이해와 양보, 희생, 배려 같은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는 소울을 이길 유일한 무기는 역설적으로 사랑과 친절이라는 답을 내놓는다.

 

영화에서처럼 정말 두 영혼이 한몸에 산다면 기분이 어떨까.

 

"번잡하다"(Crowded). 캐릭터들이 전하는 감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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