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 이소자씨 사비 털어 '햇님여성국극보존회' 설립
여성국극이 남원에서 부활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단법인 '햇님여성국극보존회'가 최근 남원지역에 설립됐다. 이 사안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어렵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여성국극'의 활성화 가능성 때문이다. 그 중심지가 남원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한국 전통음악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움직임에는 올해 83세의 한 여성이 있다. 한평생을 여성국극에 바친 이소자(서울시 봉천동)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이 법인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수십차례 서울과 남원을 오갔고, 사비 2000만원도 출연했다.
그는 왜 남원에서 여성국극을 꽃피우고 싶은 것일까?
이소자 씨는 춘향전의 고향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여성국극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
이 씨는 "사비를 털어 2011년 5월 국립국악원에서 여성국극 1.5세대인 원로배우들과 함께 '대춘향전'을 공연했다. (나는) 여성국극이 살아있음을 보여주겠다는 일념으로 스스로 재봉틀을 돌려 의상을 만들었고,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도 땀과 눈물을 흘렸다"면서 "대춘향전 공연과 남원 국악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이 남원에서 여성국극보존회의 설립으로 연결됐다"고 밝혔다.
이 씨는 이어 '여성국극은 한때나마 한국 전통예술을 대중적으로 가장 화려하게 일궈낸 장르'라고 자부했다.
그는 "여성국극은 1948년에 '여성국악동호회'의 박귀희, 김소희, 박초월, 박록주 등 당대 최고의 여류 명창들과 임춘행, 김경애 등 예술적 기량이 뛰어난 수많은 여성 국악인들의 노력으로 태동·발전했다"면서 "여성국극은 판소리극의 현대화 및 대중화에 기여했고, 광복 후 6.25 전쟁이라는 아픈 역사속에서 서민들의 애환과 감성을 달래주던 한국 전통음악극의 새로운 지평"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여성국극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씨는 "현재 여성국극은 배우들의 고령화와 노환으로 후진양성을 위한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고, 그 평가 또한 절하돼 제도권에 진입하지 못한 채 변방 예술로 전전하며 어렵게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며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내 남은 인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