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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생활이 사회 치료의 약

최세종 원불교 군산지구장

올해는 원불교 기원으로 98년이다. 약 100년 전 원불교 교조이신 소태산대종사께서 오랜 구도 끝에 대각을 이루고, 교화의 문을 열었다. 그해가 1916년 일제초기였다. 제국주의 세력 아래 서양문물이 범람하고, 사직은 무너지고, 전통적인 강상의 윤리는 찾을 길이 없었다. 일제가 국권을 침탈한 가운데 민중은 도탄에 빠져 있을 때이다.

 

'성인은 시대에 따라 난다'고 했는데 그 때가 그랬다. 버려진 민중 속에서 고통을 감내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삶의 보람과 희망을 주는 인물이야 말로 선각자였다. 대종사님이 깨달은 궁극적인 진리를 원불교에서는 일원상으로 모시고 받들고 있다. 모난데 없이 둥근 모습, 시작도 끝도 없는 그 자리는 부처님과 성현들이 증득했던 그 진체였다. 그리고 그 진체를 모든 중생이 한결같이 간직하고 있음을 일원상으로 보여주었다. 그런 일원상이 법신불이요 진리부처님이다.'우리 모두가 진리부처님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대종사님의 말씀은 도탄에 빠진 민중에게 커다란 희망이었다.

 

대종사님은 대각을 이루시고 시국상황을 살펴보았다. 지구촌시대가 되었고 물질문명이 만연한 시대, 침탈과 전쟁이 쉬지 않는 상황을 보고 세상을 구할 강령을 내놓았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것이 원불교 개교 표어이다. 물질은 사람이 사용할 편리한 도구요, 사람은 그 주인이어야 한다.

 

그런데 물질의 이기에 함몰되어 사는 것은 마치 철모르는 어린아이가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노는 것과 같아서 자칫 남에게 상처를 입히고 자신도 다치게 한다. 정신개벽이란 온전한 생각을 가지고 사는 것이다. 더불어 사는 원리는 잘 사는데 있다. 척 없이 무척 잘 사는 것이다. 온전하게 정신개벽이 되어 사는 가족, 사회국가, 그런 세계가 극락이요 낙원이다. 무척 잘 사는 것, 그것이야 말로 생활 속에서 은혜를 발견하고 은혜를 실천하는 감사생활이다.

 

원불교에서는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라고 하는 일상생활 속에서 수행하는 교리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은혜이다. 바로 이 은혜야말로 원불교 교리의 핵심이다. '조선은 고기가 변해 용이 되는 시기에 있으니, 장차 세계 정신의 지도국, 도덕의 부모국이 될 것이다'고 대종사님은 일제 하에 허덕이는 민중을 향해 외치셨다.

 

오늘의 우리나라를 보면 대종사님의 예언이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도 발전했고 세계도 살기 편리하게 발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류생활의 밑바닥을 보면 안타깝게도 인류에게는 원망의 병이 깊이 들어 있다. 동족 간에 총칼을 겨누고, 종교적 이념을 달리하면서 테러와 전쟁을 일으키고, 권력에 취해 아까운 자원을 무기삼아 죄 없는 생민을 기아선상으로 몰아넣고 있다. 인류가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원망을 놓고 감사해야 한다. 감사생활을 하면 자연히 원망생활이 멀어진다. 감사생활이 사회치료의 약이 된다.

 

우리 고장이 무척 잘 사는 고장, 감사생활을 실천하는 낙원이 되도록 힘을 모아 나가기를 희망한다. 종교인들도 각자의 가르침을 소중히 하면서 서로'남의 종교'가 아닌 더불어 살며 도와 나가는 '이웃종교'가 돼 평화의 성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감사생활을 실천하면 자연히 불신과 원망의 병이 없어질 것이다. 감사생활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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