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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날 단상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한다는 말이 있다.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민음사)는 책도 있고 '결혼은 안 미친 짓이다'(북인)라는 책도 있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어쨌든 결혼하라. 만일 휼륭한 아내를 얻으면 그대는 행복해질 것이고, 나쁜 아내를 얻으면 철학자가 될 것이다."고 했다. 혹 나쁜 배우자를 얻는다 할지라도 지혜와 성숙을 얻을 테니까 밑질 게 없다는 것이다. 크산티페라는 악처를 둔 그가 결혼을 후하게 평가한 게 흥미롭다. 그 자신이 행복보다는 지혜를 얻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혼하면서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사랑하고 존경하며 살겠노라고 다짐하지만 부부의 연을 맺고 살다 보면 신혼의 감정은 어느덧 사라지고 만다. 남편은 망부석 같은 부인, 아내는 영원한 신혼시절의 남편이길 바라지만 이건 그야말로 꿈이다. 행상 나간 남편이 밤길에 해를 입지 않을까 기다리다 망부석이 될 여인은 없다. 아내만을 사랑하며 신혼시절처럼 사는 남편도 없다.

 

돈과 자녀, 직장, 사업 어느 것 하나 내 맘대로 되는 게 없다. 그래서 '인생은 영원한 고(苦)'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여가학자인 김정운 교수는 "연봉 2만달러 미만인 사람보다 9만달러 이상인 사람이 두배 이상 행복하지만, 5만달러 정도인 사람과 9만달러 정도인 사람 사이엔 행복의 차이가 없다."고 했다(그의 책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돈이 행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만 많이 벌려고 아등바등하지 말고 즐기며 재미있게 살라는 뜻이겠다.

 

오늘(21일)은 부부의 날이다.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이 들어 있다.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되새기자는 의미다. 2007년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그런데 혼인 건수는 해마다 줄고, 이혼 건수는 증가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월 혼인 건수는 2만880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했다. 반면 이혼 건수는 9400건으로 4.4% 증가했다. 결혼을 하고 싶어도 결혼 할 수 없는 사회적 요인, 걸핏하면 이혼으로 이어지는 환경적 요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부부의 날 기념도 좋지만 부부의 연을 이어주고 부부관계를 훼손시키지 않을 대책도 중요하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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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kjle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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