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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

1400년 전 고구려와 백제, 신라는 패권을 쥐기 위해 팽팽한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필요에 의해 협력하고, 때로는 배신도 했다. 광개토대왕이 수와 당을 무력화할 정도로 강력했지만 고구려는 신라에 의해 멸망했다. 신라가 당나라와 손을 잡았고, 백제와 고구려는 나당연합군에 의해 멸망했다.

 

최근 종영한 TV드라마 '대왕의 꿈'에서 신라 왕 김춘추와 장군 김유신은 한반도 통일의 위업을 이룬 영웅으로 묘사됐지만, 외세를 끌어들여 목적을 달성한 행위가 얼마나 정당한 것이었는지는 고민해 볼 일이다.

 

고구려시대 한민족은 요동반도와 만주벌판에 이르는 광활한 땅을 호령했다. 과거 혼자 힘으로는 절대 고구려 벽을 넘을 수 없었던 중국은 자신들의 옛 치부를 숨기기 위해 동북공정을 통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그렇게라도 과거의 한을 씻고 싶은 것일 게다.

 

재정적 독립이 어려운 북한에 곡물과 원유를 조금씩 지원해 주면서 북한을 조종하려드는 것도 그 속내가 뻔하다. 미국을 방문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핵무기 개발을 강행하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굴복시키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이 북한 쯤이야 손바닥 위에 놓고 충분히 조종할 수 있다는 자신감 내지 교만을 드러낸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보다 경제적 독립을 위해 투자하고, 빗장을 벗겨낸다면 북한은 옛 고구려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는 저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자랑스런 고구려 민족의 후손 아닌가. 하지만 북한이 같은 민족인 대한민국은 외면하고 정작 외세인 중국과 미국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풀겠다고 하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이다. 그들이 우방으로 생각하는 중국도 과연 북한을 우방으로 생각할까. 북한은 과거 수와 당이 연전연패하는 수모를 당하면서 지독스럽게 고구려를 침공한 것을 뼈아프게 생각해야 한다.

 

북한은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가 초병의 저격으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남북 사이에 빗장을 걸었다. 그리고 지난 4월에는 잘 나가던 개성공단까지 폐쇄하고 미사일 훈련을 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그런데 이제는 대표의 '격'을 문제 삼으며 어렵게 합의한 남북회담을 무산시켰다. 이번 사태를 놓고 남과 북은 서로 '네 탓'을 하고 있다. 국제무대에서의 격식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격식 때문에 남북관계를 망치는 행위는 좋지 않다. 김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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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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