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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가 없는 전북

도내에 진정한 원로(元老)가 있을까. 쉽게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원로란 사전적 풀이로 어떤 분야에 오래 종사하여 나이와 공로가 많고 덕망이 높은 사람을 말한다. 흔히들 원로교수, 원로목사, 원로시인, 원로작가 처럼 각 분야에서 오래동안 명성을 얻은 어른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분들이 꼭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분들이라고 여기진 않는다. 왜 그럴까. 부와 명예는 어느정도 얻을 수 있었겠지만 덕(德)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덕은 그냥 쌓이는 게 아니다.

 

민선자치 5기를 맞아 전북은 가장 답답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정치적으로 사방이 꽉 막혀 있는 형국이라서 그렇다.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을 정도로 지역이 무기력해졌다. LH와 프로야구단 10구단 유치 실패로 도민들은 상실감에 빠졌다. 지난 대선 때 약속한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도 난감하다. 심지어 정홍원 국무총리가 대정부 질의 답변에서 "기금운용본부 이전은 공약사항이 아니었다"고 답변해 도민들을 또다시 분노케 했다. 분명 새누리당측이 그 같은 약속을 했기에 선거 때 상당부분 표심이 움직였던 것이다.

 

최근 전주·완주 통합 찬반투표를 앞두고 찬·반간에 대립각이 첨예하게 섰다. 죽느냐 사느냐 건곤일척의 싸움판으로 변했다. 각자가 정치적 생명줄과 연관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축제의 장으로 치러져야 할 통합작업이 살얼음판이 돼버릴 정도로 냉각, 그 결과 여부에 따라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통합은 LH와 프로야구단과 성격이 다르다. 순전히 지역문제라서 지역민들이 사전교감을 통해 충분하게 소통했더라면 이 같은 상황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민주당이 겉으론 주민들의 자율의사에 맡긴다면서 속으로 반대한 것이 일을 그르치게 했다.

 

이 같이 지역이 험하게 돌아가는데도 그 누구 하나 나서서 이렇게 돼서는 안된다고 외친 사람이 없다. 지역에 진정한 원로가 없기 때문이다. 자칭 원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너무 지역에서 원로 대접을 안해 준다고 볼멘소리를 할 수 있다. 지금처럼 지역이 힘들때는 네탓공방 보다는 어른들이 팔을 걷어 붙히고 나서서 지역을 바르게 인도해야 맞다. 그렇지 않으면 전북은 백년하청격이 될 수 있다. 그간 지역 리더들이 누굴 위해 종을 울렸는지 뒤돌아봐야 한다. 혹시 지사나 시장 군수 쪽에 빌 붙어 자신의 안위만 구가해왔는지 반문해 볼 일이다.

 

백성일 상무이사 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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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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