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자치 5기를 맞아 전북은 가장 답답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정치적으로 사방이 꽉 막혀 있는 형국이라서 그렇다.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을 정도로 지역이 무기력해졌다. LH와 프로야구단 10구단 유치 실패로 도민들은 상실감에 빠졌다. 지난 대선 때 약속한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도 난감하다. 심지어 정홍원 국무총리가 대정부 질의 답변에서 "기금운용본부 이전은 공약사항이 아니었다"고 답변해 도민들을 또다시 분노케 했다. 분명 새누리당측이 그 같은 약속을 했기에 선거 때 상당부분 표심이 움직였던 것이다.
최근 전주·완주 통합 찬반투표를 앞두고 찬·반간에 대립각이 첨예하게 섰다. 죽느냐 사느냐 건곤일척의 싸움판으로 변했다. 각자가 정치적 생명줄과 연관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축제의 장으로 치러져야 할 통합작업이 살얼음판이 돼버릴 정도로 냉각, 그 결과 여부에 따라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통합은 LH와 프로야구단과 성격이 다르다. 순전히 지역문제라서 지역민들이 사전교감을 통해 충분하게 소통했더라면 이 같은 상황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민주당이 겉으론 주민들의 자율의사에 맡긴다면서 속으로 반대한 것이 일을 그르치게 했다.
이 같이 지역이 험하게 돌아가는데도 그 누구 하나 나서서 이렇게 돼서는 안된다고 외친 사람이 없다. 지역에 진정한 원로가 없기 때문이다. 자칭 원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너무 지역에서 원로 대접을 안해 준다고 볼멘소리를 할 수 있다. 지금처럼 지역이 힘들때는 네탓공방 보다는 어른들이 팔을 걷어 붙히고 나서서 지역을 바르게 인도해야 맞다. 그렇지 않으면 전북은 백년하청격이 될 수 있다. 그간 지역 리더들이 누굴 위해 종을 울렸는지 뒤돌아봐야 한다. 혹시 지사나 시장 군수 쪽에 빌 붙어 자신의 안위만 구가해왔는지 반문해 볼 일이다.
백성일 상무이사 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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