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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문정근 춤 60년'

주마등 같은 춤 인생 날갯짓 / 전통전승개념 철학으로 관객 마음 사로잡아

 

춤은 인간의 몸에서 몸으로 연행되는 예술이고 시·공간에 따라 개개인의 감정표현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전통춤 원형을 온전히 보존한다는 것은 결코쉽지 않는 작업이다.

 

지난 4일 저녁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문정근 춤 60년’은 전통 춤의 올바른 보존계승을 위한 방안으로 문정근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의 다양한 춤을 담보로 전통춤의 재창조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공연이였다.

 

오늘날 우리의 전통춤은 구전과 행위를 통해 전승되고 보존되어 왔다.

 

문정근 춤 60년 공연은 바로 문 단장의 생애사적 춤을 통하여 전통예인들의 혼이 담긴 몸짓과 정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실감하게 하였다.

 

독수리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생명을 부활시키는 힘이 있다고 했다.

 

모든 좌절과 역경을 딛고 하늘을 비상할 수 있는 그의 춤은 고해의 바다를 걷고 있는 춤 예술가들 삶에 용기를 불어 넣었다. 그렇게 춤은 새 중에서 가장 멋진 새가 되어 비로소 하늘로 비상하기 위해 날개 짓을 시작하였다.

 

선생님의 60년 삶 자체를 소재로 삼아 주마등과 같은 인생을 춤으로 담았다. 춤으로 어린 시절을 그렸고 청춘을 자연스럽게 담아내었던 끊임없는 작품들을 바라보며 선생님이 어떠한 춤을 원했는지 알 수가 있었다.

 

끝도 없는 길에서 길로 이어지는 추억 속으로 들어갔던 ‘주마등’ 작품은 가히 놀랍고 새로웠다. 춤 속에서 맴돌던 문 단장의 영혼이 춤을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애틋했기 때문이었다. 현실적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상상하는 그 모든 것을 춤으로 이르게 하는 날개 짓이 유유자적하여 속세를 떠나 아무것에도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그리고 편안하게 승화하는 춤은 시간이 흐를수록 짙어지고 녹녹해지고 넓은 도량으로 관객을 끌어들였다.

 

이어지는 무대 또한 후학들에게 좋은 공부가 되었던 시간으로 춤여행이었다.

 

수많은 가르침 중에 무념무상(無念無相)의 경지에 이르면 텅 빈 하늘은 하늘대로 흘러가는 구름은 구름대로 본래성품 그대로 머무는 바가 없는, 제 본분을 다함이 없는 행 무주(無住)라 했다. 공연 마지막 춤 ‘나그네’야말로 무아의 경지에 이르러 일체의 상념이 없음을 보여준 게 아닐지…. 문정근 단장의 춤인생은 무념(無念)이고 ,무상(無相)이고. 무주(無住)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춤 외길 60년을 보고 사회자 김정수교수는 “문정근 선생님 자신이 전통이었다”고 했다. 문정근 춤 60년 공연은 바로 전통전승개념이 곰삭아 배어있는 춤 철학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정경희 (전주예술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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