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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오래된 도시일수록 공통적으로 안게 되는 과제가 있다. 구도심 활성화다. 그동안의 도시개발은 ‘확장성’에만 골몰했다. 신시가지가 개발되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난개발의 후유증은 덤으로 따라왔다. 인간적인 도시 공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개발에만 목매었던 대가는 부메랑이 되어 도시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그래서인가. 지방선거에 나선 예비후보들의 도시발전 관점이 새로워졌다. ‘개발’보다는 ‘재생’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 우선 눈에 띈다. 어찌됐든 반가운 일이다.

 

오늘날 문화 도시로 주목받고 있는 세계의 여러 나라들 중에는 도시재생을 통해 도시를 일으키는데 성공한 예가 많다. 무조건 확장하고 새로 짓는 개발 논리에 빠지지 않고 ‘재생’을 주목한 성과다. 공동화되어가던 옛 도심이 생기를 되찾아 사람을 부르고, 환경쓰레기로 오염되어가던 강이 살아나 다시 도시의 동맥이 된 현장은 놀랍기까지 하다.

 

도시재생 성공 사례를 많이 가진 나라는 영국과 독일이다. 특히 독일 베를린에는 도심 속 문화생태마을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우파 파블릭(UFA Fabrik)을 비롯해 타클레스(Tachles), 퀸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Kunstlerhaus Bethanien), 쿨투어 브라우어라이(Kulture Brauerei) 등 주목할 만 재생 공간들이 뒤를 잇는다.

 

실험적인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이름을 알린 타클레스는 보수적 건축물이 즐비한 베를린 도심에 있다. 도발적 벽화로 눈길을 끄는 이 건물의 전신은 쇼핑센터. 세계 2차대전을 거치면서 폐허가 되어 방치된 것을 예술가들이 발견해 실험적이고 창조적인 공간으로 활용하기 시작, 시의 재생사업을 성공시켰다. 퀸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은 병원으로 사용됐던 오래된 성을 개조해 만든 공간.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외국작가들을 지원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명성을 얻었으며 덕분에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쿨투어 브라우어라이는 문화와 일상을 잘 조화시킨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을 성공시킨 사례다.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회사인 슐트하이스 양조장을 리모델링해 다목적 공연장과 영화상영관, 전시장, 장애인전용극장, 악기샵, 카페 등 일상에서 문화를 실현하는 대안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모여드는 이곳은 늘 활기가 넘친다.

 

도시재생은 도시발전의 동력이자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복지의 통로가 된다. 이들 공간이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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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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