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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희망] 홀로 세 자녀 키우는 전주 40대

다단계 수렁에 빚더미…남편과 별거 / 살 집 없어 교회 생활관서 7년째 지내

▲ 홀로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최모씨가 주거지인 전주의 한 교회 생활관에서 성경을 읽고 있다.
최모씨(42·여)는 전주의 한 교회 생활관에서 7년째 생활하고 있다.

 

여기서 홀로 세자녀를 키우고 있는 최씨는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가고 난 후가 돼서야 한숨을 돌린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과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큰 딸에게는 아직 최씨의 손길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일찍 철이 들어 스스로 알아서 밥도 먹고 준비물도 잘 챙기지만 최씨에게는 아직 어린아이일 뿐이다.

 

제대로 입히고 먹이고 싶지만 몸이 좋지 않아 일을 할 수 없어 생활이 빠듯한 탓에 아이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든다.

 

게다가 교회 생활관에는 그와 비슷한 처지의 네 가구가 생활하고 있어 아이들을 제대로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한다.

 

이런 생활은 남편과의 불화로부터 시작됐다. 최씨는 10년전부터 남편과 따로 살고 있다. 한때는 행복한 시절도 있었지만 그가 다단계에 빠져들면서 1억 가까이 되는 빚을 지게되자 남편도 시댁 식구들도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이때 젖먹이였던 막내는 아빠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별거 이후 친정집에서 잠시 생활했던 그는 친정어머니와도 빚 때문에 불화를 겪게 되면서 지인의 소개로 현재 살고 있는 교회로 들어왔다.

 

그는 한순간의 실수 때문에 가족들로부터 버림 받았다는 생각 때문에 수년째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우울증은 조금 나아졌지만 지병인 간염이 최근 악화되면서 몸과 마음을 제대로 가누기 힘들 때가 많다.

 

“병원에서 간암이 의심되니 정밀 진단을 받아 보라고 해요. 하지만 정말 덜컥 암으로 판명되면 앞으로 살아갈 힘마저 사라질 것 같아 두려운 마음이 앞서요.”

 

투병 생활에 대한 두려움도 크지만 무엇보다 병원비를 마련할 사정이 되지 않는 것도 큰 걱정거리다. 기초생활수급비로 매월 70만원 남짓을 받고 있지만 이 돈으로는 세 아이의 뒷바라지를 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이런 그의 사정을 안타깝게 여긴 한 사회복지시설에서 지난해 말 붕어빵기계를 구입해줬었다.

 

하지만 몸이 여의치 않은 탓에 내내 장사에 나서지 못했다. 이를 보다 못한 아이들이 거리로 나가 붕어빵을 팔다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받기도 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추운 거리로 나가 붕어빵을 팔았어요. 교재비라도 스스로 벌어볼 마음에 그랬다는데,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요.”

 

그는 더 이상 아이들이 고생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넉넉하지 않더라도 제때 세끼 먹을 수 있고, 온전히 독립된 공간에서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내 집 마련이 간절하다.

 

이런 여건만 되면 더 늦기 전에 병원에 가서 몸을 추스린 후 앞으로는 아이들에게 떳떳한 일을 해 돈을 벌고 싶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저마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요. 그 꿈을 지켜주고 싶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힘 닿는데까지 뒷바라지하고 싶어요.”

 

최씨에 대한 후원·봉사는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063-903-0638)와 후원계좌(농협 301-0116-9695-71)를 통해 가능하다.

최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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