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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법

영화 ‘말아톤’은 자폐증에 걸린 스무 살 청년이 마라톤을 완주하는 과정을 담은 휴먼 드라마다. 좌충우돌, 힘겨운 일상에서도 끝내 마라톤을 완주해내는 주인공과 아들의 홀로서기를 위한 어머니의 헌신적 사랑은 많은 관객들을 감동시킨다. 몸은 스무 살 청년이지만 지능은 다섯 살 아이인 주인공 초원은 실제인물이다. 자폐증에 정신지체까지 더해져 정상생활이 불가능했던 배형진씨. 그의 마라톤 완주기가 영화화 되면서 ‘자폐증’은 세상에 더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말, 발달장애를 가진 열일곱 살 아들을 돌보던 40대 가장이 아들과 동반 자살했다. 아들은 자폐성 장애 1급을 앓고 있었다. 아버지는 ‘이 땅에서 발달 장애인을 둔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건 너무 힘든 것 같다. 힘든 아들은 내가 데리고 간다’는 유서를 남겼다. 얼마 전에는 다섯 살짜리 발달 장애아를 둔 일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평생 짊어지고 가야할 물리적 정신적 고통이 이어낸 극단적 선택이었다.

 

발달장애는 특정한 질환이나 장애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성장해야 할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아 뒤쳐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자폐증이나 다운증후군이 대표적 예다. 이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인지나 표현력, 자기 결정력이 부족해 성인이 되어도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기 어렵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고통은 그만큼 크다.

 

지난 4월 2일은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World Autism Awareness Day)이었다. 자폐를 가진 사람들에게 완전하고 의미 있는 삶을 되돌려주기 위해 2007년 만장일치로 이 날을 제정한 UN총회는 이듬해인 2008년, 이들의 보편적 인권의 중요한 원칙들을 확인하는 장애인권리협약을 다시 제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발달장애인법’이 법안으로 발의되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으로 내세운 법안이지만 2년째 묵혀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장애인은 250만 1111명. 발달 장애인은 19만 6997명으로 7.9%의 비교적 낮은 수치다. 그래서인지 발달장애인 20만 명을 대상으로 한 특별법 제정에 일부 국회의원들이 형평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발달장애가 가족 뿐 아니라 공동체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특별한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UN총회가 많은 장애 중 발달장애인 자폐증 인식의 날을 제정한 것도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관심이 필요한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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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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